"이제 지구상에 더 이상 새로운 여행지는 없는 것이 아닐까?"
해외여행을 좀 다녀봤다는 사람들은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지역들이 잇달아 관광지로 개발되더니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익숙한 여행지로 변하곤 하기 때문이다.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멕시코 칸쿤은 이제 일상적인 신혼여행지로 여겨진다. 천국의 섬 몰디브는 연인들의 발길로 채워지고 있다. 마지막 성지로 아껴둘만했던 라오스마저 이제 한국인들을 가득채운 관광버스가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TV 드라마에서는 전혀 본 적 없는 꿈같은 곳이 또 등장한다. 드라마 제작진들은 그런 곳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고, 발 빠른 여행사들은 금방 이 곳을 찾는 여행상품을 만들어 낸다. 그리스의 자킨토스 섬이 딱 그런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해변에 들어가 있는 '나바지오 비치'가 속해 있는 섬. 초승달모양으로 둘러싸인 암벽 사이로 움푹 들어간 아늑한 자리에 초등학교 운동장만하게 펼쳐져 있는 고운모래 해변. 그리고 '푸르다'는 단어 하나로 표현할 수 없는 에메랄드빛 바다까지. 직판여행사 참좋은여행(대표 이상호)은 이 자킨토스 섬 투어를 포함하는 새로운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자킨토스 섬에서 1박하는 그리스 일주 9일' 상품이다.
이 상품은 자정 무렵 인천공항을 출발한다. 퇴근 후에도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 연차휴가 하루는 번 셈. 0시40분 인천공항을 떠난 뒤 중동 지역을 경유한다.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 에티하드 항공은 아부다비, 터키항공은 이스탄불을 거친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 닿는 시간은 현지 시각 오후 1시 20분. 입국수속을 마치자마자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시내로 이동해 아크로폴리스 유적지 등 아테네 시내 관광을 한다. 다음 목적지는 수니온 곶. 해변도로를 타고 아폴론코스트를 지나 포세이돈을 둘러 본 후 여행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다음 날은 파트라스 항구로 이동한다. 약 4시간 40분의 장거리 여행이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휴게소에서 사먹는 현지식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재미. 파트라스 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만 가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자킨토스 섬에 닿는다. 그리스 이오니아 제도 최남단의 섬. 이 섬의 보석은 '나바지오 해변'이다. 초승달 모양으로 둘러싸인 암벽 아래 작은 흰모래 해변이 있고, 그 한가운데 녹슨 난파선 한 척이 머물고 있다. 1980년 밀수품을 싣고 항해하다 그리스 해군으로부터 쫓겨 난파된 배인데 치우지않고 그대로 두어 이제는 이 곳의 명물이 되었다. TV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보트를 타고 들어간 미지의 섬으로 나온 그 곳이다. 여주인공은 이곳의 풍경을 "기절하게 예쁘다"고 표현했다. 이 섬에서 온전히 하루를 묵는다. 특히 자킨토스 북동쪽에 위치한 해수면 동굴 블루 케이브에서 바닷물의 푸른 빛을 고스란히 품은 채 즐기는 자유 수영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자킨토스 섬에서 아테네로 돌아간 뒤엔 2시간 거리의 코린트를 방문한다. 태양의 신 아폴로 신전과 사도바울의 재판장소였던 비마터, 신화로 얽힌 피레네의 샘, 클라우케 우물과 로마시대 유적지 등을 돌아본 뒤 아크로 코린트의 위엄을 온몸으로 느끼며 올림픽의 도시 올림피아로 이동한다. 그리스 신화의 원류가 된 제우스 신전과 올림픽 성화의 첫 불을 붙이는 헤라 신전이 일정에 있다. 올림픽 경기장의 시초가 된 올림피아 경기장을 돌아본 후 하늘 위의 수도원 메테오라로 이동한다.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는 뜻의 메테오라는 압도적인 자연과 이를 경건히 끌어안은 인간 신앙의 의지가 결합된 최고의 건축물이다. 황량한 벌판에 수직으로 우뚝 솟은 바위 기둥들 자체도 놀랍지만, 그 위에 얹혀 있는 수도원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곧이어 영화 '300'의 배경이 되었던 테르모필레 지역으로 이동한다. 레오디나스 청동상과 야외노천 온천계곡에서의 족욕체험은 생각지 않았던 덤이다. 다시 아테네로 돌아가 근대올림픽 경기장과 산티그마 광장에서 시간을 보낸 후 아테네에서 맞는 3번째 밤이자 마지막 밤을 보낸다.
참좋은여행은 자킨토스 섬 1박을 포함한 그리스 일주 9일 상품을 1인당 19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월, 수, 일요일 등 주 3회 출발이다. 전일정 일급호텔 숙박으로 불편함을 줄였다. 가이드 경비 1인당 90유로는 현지에서 별도로 지불해야 하며 그 외 추가요금은 없다. 5월이 되면 가격이 248만원으로 오른다. 예약 및 문의는 참좋은여행 지중해팀(02-2185-2580)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