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는 늘 그에게 멀리 있었다.

2007년에 아카데미상을 받긴 했지만 음악상이 아닌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인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는 지금까지 여섯번 아카데미 음악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었지만 다섯번까지 실패했다. 그리고 2016년 88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 그동안의 한을 푸는데 성공했다.

엔니오 모리코네는 1928년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났다. 9살 때에 산타 체칠리아의 국립 음악원(The 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에 들어가 고프레도 페트라시(Goffredo Petrassi) 지도하에 트럼펫과 작곡, 합창곡과 지휘를 배웠다. 이 시기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맹폭격 되는 힘든 시기였고, 이 경험은 후에 그의 영화 음악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는 그의 첫 콘서트 작품을 1950년대 말에 썼고, RAI(이탈리아 방송 사업자)와 RCA-이탈리아 편곡자로 일했다. 1961년,  루치아노 살체(Luciano Salce) 감독의 영화 '일 페데달로(Il Federale)' 작곡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유년 시절부터 클래식을 전공했던 그가 전문 영화음악인이 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모리코네는'재정적 문제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돈을 벌려고 많은 음악을 작곡했던) 초기에 만들었던 영화음악 중 일부는 제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많았고, 그래서 본명이 아닌, 가명을 쓴 적도 있었다”고 했다.

영화감독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를 만나면서 그의 인생이 영화음악가로 바뀌었고, 질로 폰테코르보(Gillo Pontecorvo),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Pier Paolo Pasolini),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 줄리아노 몬탈도(Giuliano Montaldo), 리나 베르트뮬러(Lina Wertmuller),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 브라이언 드 팔마(Brian De Palma),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워렌 비티(Warren Beatty),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 롤랑 조페(Roland Joffè) 등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유명한 감독들과 함께 작업을 하며 500편에 가까운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내 작품은 그 자체로 절대 음악"]

모리코네는 오랜 시간 음악 작업을 하며 많은 상을 받았다. 8번의 Nastri D’argento(이탈리아 영화제), 5번의 BAFTA(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 예술상), 7번의 데이비드 디 도나 텔로상, 3번의 골든 글로브, 한 번의 그래미 상 등 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지만 유독 아카데미 상과는 인연이 닿질 않았다.

아카데미 상의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주옥같은 선율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었던 거장의 작품을 다시 한번 감상해본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안겨준 헤이트풀8 (The Hateful Eight, 2015)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곡들

상단 왼쪽 부터 천국의 나날들(Days of Heaven, 1978), 미션(The Mission, 1986), 언터쳐블 (The Untouchables, 1987), 벅시 (Bugsy, 1991), 말레나(Malena, 2000).

이 곡, 빼놓을 수 없다

왼쪽부터 시네마 천국 (Cinema Paradiso, 1988), 러브 어페어(Love Affair, 1994).

참고: 엔니오 모리코네 공식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