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나쁜 남자(bad guys)’에 끌리는 것은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 저널에 게재된 리버풀 대학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다니엘 크레이그

‘나쁜 남자’의 예로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하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나 소설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를 들 수 있겠다. 전형적으로 어둡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영국 리버풀 대학 연구진은 남성의 얼굴이 담은 ‘어두운 기질’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마키아벨리즘(타인의 착취·조종에 능숙하고 도덕성을 무시. 자기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거짓에도 능함)
▲나르시시즘(자기애가 강하고 허영심·자존심이 셈.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 부족)
▲사이코패시(psychopathy·반사회성).

이런 기질의 얼굴 특징은 큰 두개골, 단단한 턱, 각진 코, 움푹 팬 눈이다. 그런데 아이 낳기를 원하는 여성일수록 이런 특징 중 일부를 가진 남성들에게 특히 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진화론의 ‘자연선택’에 따른 것으로, 이런 특징을 지는 얼굴의 남성은 강한 유전자,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각각의 ‘어두운 기질’은 얼굴 인상이 조금씩 달랐다. 마키아벨리즘은 정직하지 않은 듯한 얼굴, 사이코패시는 공격적이고 행복하지 않은 얼굴, 나르시시즘은 남자다움과 지배욕이 높아 보이는 얼굴 등이다.

연구진은 여성 2370명에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어두운 기질’이 보다 두드러진 남성 얼굴과 그렇지 않은 얼굴을 제시하고 호감 가는 얼굴을 택하도록 했다. 그리고 ‘어두운 기질’의 남성 얼굴을 택한 여성들이 실제 낳은 자녀 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어두운 기질’이 두드러진 얼굴 중에서도 나르시시즘적인 남성에게 끌린 여성의 실제 자녀 수가 제일 많았고, 마키아벨리즘적 남성 얼굴에 끌린 여성은 자녀 수는 더 적었다. 사이코패시 남성 얼굴을 택한 여성과 자녀 수 사이엔 상관성이 없었다.

리버풀대 연구진은 ‘나쁜 남자’ 중에서도 특히 ‘나르시시스트’에게 끌리는 여성의 경우 자녀를 낳아 기르기 위한 진화론적 선택의 결과일지 모른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