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

성룡, 주묵 지음|허유영 옮김
쌤앤파커스|664쪽|2만2000원


성룡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ET나 쥬라기 공원을 어떻게 찍었느냐"고 물었다. "오, 아주 간단해요. 버튼, 버튼."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한단 얘기다. 스필버그 감독도 성룡에게 "당신은 그런 위험한 장면을 어떻게 찍나요?"라고 물었다. "오 아주 간단해요. 롤링, 액션, 점프, 컷, 호스피털!"

80~90년대 명절 풍경에는 극장에 걸린 성룡의 영화가 빠지지 않았다. 성룡이 없는 명절은 만두가 없는 설이자 송편이 없는 추석이나 다름없었다. 뛰고 구르고 맞으면서 아픔에 찌그러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우리는 웃었다. 2012년부터 3년간 성룡이 직접 구술해서 완성한 이 책은 성룡의 영화만큼 흥미진진하다. 대역이나 CG를 쓰지 않는 액션배우로서의 고달픔은 물론 젊은 시절 돈을 많이 벌어 졸부 행세를 했던 것이나 여배우와의 불륜, 아들의 대마초 사건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한다. 성룡의 사진 100여장까지 더해진 이 책은 속이 꽉꽉 찬 만두나 송편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