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롯데 팬들에게 '안경 쓴 우완 에이스'는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원년부터 구단을 운영해온 롯데는 안경 쓴 우완 에이스의 활약에 힘입어 1984년과 1992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불세출의 영웅' 故 최동원과 염종석 등 안경 쓴 우완 에이스의 활약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 최동원은 김시진 전 롯데 감독, 선동렬 전 KIA 감독과 더불어 KBO 역사상 최고의 우완 투수로 꼽힌다. 그의 통산 성적은 103승 74패 26세이브(평균자책점 2.46). 1984, 1985년에 2년 연속 20승을 거뒀고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신기록을 세웠고 KBO리그 사상 첫 개인 통산 1000탈삼진 시대를 열었던 주인공이다.

'무쇠팔'이라는 별명답게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서만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첫 우승을 선사했었다. 선동렬-최동원의 세기의 맞대결이 영화(퍼펙트 게임)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뒤 1992년 롯데에 입단한 염종석은 데뷔 첫해 17승 9패 6세이브(평균 자책점 2.33)를 거두며 신인왕과 골든 글러브를 동시 석권하고 롯데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했다.

염종석은 이듬해에도 10승 10패 7세이브(평균 자책점 3.41)를 거뒀지만 무리한 등판 여파로 어깨 수술을 수 차례 받으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염종석은 이후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해 2008년을 마지막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염종석의 통산 성적은 93승 133패 14세이브(평균 자책점 3.76).

박세웅이 故 최동원과 염종석의 안경 쓴 우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kt에서 롯데로 이적한 박세웅은 2승 11패(평균 자책점 5.76)에 머물렀으나 전훈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쾌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세웅은 9일(이하 한국시간)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완벽투를 뽐낸 데 이어 18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3이닝 무실점(2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다.

'모두까기 해설'로 잘 알려진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세웅의 호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는 "정말 놀라운 변화다. 차분해지고 마운드 위에서 움직임도 안정감있다. 제구력, 스피드, 강약 조절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 "나는 원래 캠프 모습을 보고 판단하지는 않는데 올해는 훨씬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 같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