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류(韓流)를 정신적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정신 한류'죠. 저는 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명상대전은 그 실마리를 찾는 행사입니다."

세계적 불교 명상 대가들이 이달 말 강원도 정선 하이원 리조트에 모이는 세계명상대전(25~28일)을 기획한 참불선원장 각산(56) 스님은 10일 이렇게 말했다.

세계명상대전은 태국의 아잔 간하, 영국 케임브리지대 물리학도 출신으로 서구에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호주의 아잔 브람, 대만 영취산불교 교단 선원장 심도 스님 그리고 한국의 충주 석종사 선원장 혜국 스님 등 4명의 스님이 법문과 강연 그리고 수행을 지도하는 행사다. 각기 다른 전통 속에서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추구해온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한국 불교계에서도 이례적인 일. 참석 인원도 1000명을 예상하고 있다.

이달 말 세계명상대전을 준비하고 있는 각산 스님은“세계적 명상 대가들이 한자리에서 자신들의 수행법을 소개하고 지도하는 만큼 각각의 장단점과 자신에게 맞는 명상법을 찾을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명상대전을 여는 목적은?

"서양에서 종교는 쇠락하고 있지만 명상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이 장차 '정신 한류(韓流)'를 주도할 수 있다. 태국·미얀마·스리랑카 등 남방 초기불교는 자신들의 전통을 중시한다. 그러나 한국은 간화선을 기본으로 하면서 다양한 수행법에 대해서도 열려 있다. 한국 불교의 힘에 남방 불교의 명상수행법을 응용한다면 '정신 한류'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실 이분들을 모실 수 있게 된 것도 한류 덕분이다. 한국이 알려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젠 문화예술 한류를 정신 한류로 승화시킬 때이다."

―불교계에서 보기 드문 대형 행사다.

"2014년 아잔 브람 스님을 초청해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세계명상힐링 캠프를 개최했다. 당시 300명을 예상했는데 500명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명상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았다. 수행에선 스승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양한 스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

(왼쪽부터)혜국 스님, 아잔 간하, 아잔 브람, 심도 스님.

―다양한 명상 수행의 멘토들이 자신의 명상법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방식은 일종의 뷔페를 연상시킨다.

"아잔 브람 스님도 같은 말씀을 했다. 부처님 사후 남과 북으로 갈려진 수행법은 일부 수행자를 제외하고는 일반인들이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 명상대전 기간에 26일 오후에는 아잔 간하, 아잔 브람 그리고 혜국 스님이 한자리에서 형식에 걸림 없이 자신들의 수행법을 소개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있다. 청중들이 각각의 수행법을 비교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가감(加減)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초청한 스님들은 어떻게 모시게 됐나?

"30대 중반에 출가해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년 미얀마·태국·스리랑카·호주를 떠돌며 다양한 수행법을 체험했다. 만나본 분 중에는 경전 이야기만 되풀이하는 경우도 있고, 선정(禪定) 없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분도 있었다. 통역을 통하거나 필담(筆談)을 나누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떠나길 반복했다. 아잔 간하 스님은 태국의 밀림 속 은둔 수행자로 좀체 바깥출입을 않는 분이다. 그렇게 만난 세계적 스님들이다. 조계종 종단과 수좌(首座·선승) 스님들의 도움 덕분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