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30)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3 총선에서 노원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위원장은 “여야의 대결이 아닌, 고향으로 돌아온 후보와 보궐선거에서 연고도 없이 빈자리를 찾아왔던 후보의 대결”이라며 안철수 의원과의 대결임을 강조했다.
노원병은 19대 총선에서 노회찬 당시 통합진보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삼성X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잃자 2013년 4월 재보선에서 안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 전 위원장은 “따듯하고 정의로운 개혁보수의 길로 가겠다”라며 총선 경쟁 상대인 안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확인하고 있듯이 ‘새정치’라는 용어를 독점하려고 하는 독선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저는 젊음과 청년이라는 거대한 가치를 독점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새정치’는 안 의원을 상징하는 단어다.
이 전 위원장 이번 선거 캠프의 이름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영감을 얻어 ‘다음(多音) 상계동’이라고 지었다. 그는 “‘다양한 소리’가 독선을 이기는 과정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안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처음 치르는 선거니까 경선에서 열심히 성과를 내 공천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출마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은) 당부터 만들고 오시라”며 “(국민의당은) 제3당의 모습을 제대로 가질 수 있을지,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연어가 고향(상계동)으로 올라가는 걸 보고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라고 자신을 연어에 비유했다. 그는 또 안 의원을 겨냥해 “(자신이 연어처럼) 중랑천을 타고 올라가다 보니 제 고향에 불곰이 한 마리가 있는 것 같다. 지역 주민들은 그 곰이 상계동 곰인지, 호남에 관심 있는 곰인지 아니면 다른 곰과의 다툼에 관심이 있는 곰인지 상당히 의아해 하고 있다”며 “실제로 상계동에서 이 곰이 보이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노원병이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지역(상계동)이라는 인연을 호소했다. 그는 “정치의 문맥으로는 ‘노원병’이라 불리지만 저에게는 ‘고향 상계동’”이라며 “저는 이제 30년 만에 아버지와 같은 출발선에 선다”라고 했다.
상계동은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다. 그는 “아버지는 태어난 지 1년도 안 된 저를 안고 4호선 종점 앞 상계 2동의 한 반 지하 방에 정착했다. 그 뒤로 전셋집을 거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뤄내시면서도 아버지는 자식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다. 그것이 바로 제 마음속에 남아있는 ‘상계동 정서’”라며 “상계동의 청춘이 결혼을, 젊은 부부가 출산과 육아를, 학부모가 교육을 고민한다면, 그 고민은 바로 저도 함께 할, 제가 앞장서서 해결할 최우선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1986년생이다. 그는 “국민들께서 정권교체 이전에 ‘정치권교체’, 즉 ‘세대교체’의 초석을 놓아 달라”며 “제 나이 서른 둘(한국 나이)을 두고 어리다는 평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만 26세의 나이에 국회의원에 선출되셨고,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만 32세에 아칸소 주지사에 선출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