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은 작년 10월 16일 박원순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의 병역 비리 논란과 관련해 “죄없는 박원순 시장 아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취지의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의 글을 요약해 실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보도 요구로 양승오 박사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합니다.
“2012년 공개된 주신씨 MRI 사진을 보는 순간 20대의 사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치과 진료 기록, 엑스레이 사진 등 증거들이 하나씩 추가됐고, 이제는 100% 확신합니다.”
지난 12일 만난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는 이렇게 말했다. 2014년 11월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그는 1년 넘게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상의학자인 그는 주신씨의 자생병원 MRI에 나타난 불균질성에 주목했다. 일반 20대 MRI에선 흰색·검은색이 균질하게 나타나는데 주신씨 MRI는 불규칙했다는 것이다.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중노동을 했다면 가능한 사진입니다. 하지만 주신씨는 술·담배를 안 하고 중노동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압니다. 주신씨가 ‘특이체질’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재검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양 박사는 법원의 사실 조회로 입수한 엑스레이 두 장이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주신씨는 2011년 12월 자생병원에서 MRI와 엑스레이를 촬영해 병무청에 제출했고,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양 박사는 자생병원 엑스레이가 주신씨의 공군 훈련소 엑스레이(2011년 8월 촬영), 세브란스병원 엑스레이(2014년 7월 촬영)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생병원 엑스레이에서 공군·세브란스 엑스레이에는 없는 석회화 현상이 보인다. 공군·세브란스 사진에 있는 쇄골 성장판 흔적도 자생 엑스레이에는 없다”며 “자생 엑스레이 피사체는 주신씨가 아니며, 같이 찍은 MRI도 주신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군·세브란스와 자생의 촬영 방식이 달라 사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 박사는 “뼈로 된 구조인 흉곽은 촬영 방식이나 호흡에 따라 달라질 수 없다. 감정위원이 35명을 상대로 실험했는데도, 촬영 방식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표적 우파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최근 “주신씨가 MRI 공개 검증을 받았고, 검찰은 주신씨에 대한 병역법 위반 고발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했다. 법원도 최근 주신씨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사람에 대해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며 양 박사를 비판했다.
양 박사는 이에 대해 “공개 검증 MRI와 자생 MRI 모두 피사체가 같은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누군가 주신씨 명의로 계속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군·세브란스와 자생 엑스레이 비교 분석으로 MRI 주인공이 주신씨가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는 것이다. 그는 또 “검찰은 주신씨를 단 한 번도 조사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했다. 법원에서 주신씨를 두 번 불렀는데도 안 나오고 있다”며 “조 대표가 언급한 판결에서 주신씨 관련 부분은 주된 쟁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개 검증을 속이려면 의사·방사선사 등 열 명 이상이 공모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대해, 양 박사는 “한 두 사람만 개입하면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술사와 보조인 둘이서 관객을 속이는 마술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전문가 말에 귀 기울이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 박사는 과거 400여명의 MRI 사진에서 골수 분포를 분석해 논문을 써, 의학계에선 이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 지식과 맞지 않는 발표나 보도가 있다면, 전문가는 양심에 따라 문제점을 제기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저를 믿기 보다, 이해시킬 수 없으면 믿지 않겠다고 합니다. 4년간 재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으로 해결하기보다 열린 공간에서 검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