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강필주 기자] "아직 어안이 벙벙해요."
깜짝 첫 우승을 차지한 전유림(24, 원주 휴스크린)의 얼굴에선 연신 미소가 퍼졌다.
전유림은 17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끝난 '2015-16 롯데렌터카 WGTOUR 윈터 3차 대회' 결선 마지막날 보기 1개, 버디 8개로 7언더파를 기록, 최종합계 8언더파 13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보기 2개, 버디 3개로 1언더파를 기록, 공동 13위로 이날 경기에 돌입한 전유림은 후반에만 7타를 줄여(보기 1개, 버디 8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선 채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전유림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상태에서 한지훈(28, DR JACKSON'S), 이고은(29), 김지민(25, 니켄트골프) 3명의 2위들이 한타차로 추격해오는 것을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3명 모두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해 전유림의 우승이 극적으로 결정됐다.
전유림은 경기 후 "아직 어안이 벙벙하다. 우승은 생각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믿어지지 않는다. 막상 우승하니 기쁘지도 않은 것이 실감이 안난다"고 웃어보였다.
사실 전유림의 말처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승이었다. 올 시즌 섬머 2차 대회에서 13위에 올랐고 지난 시즌 섬머 4차 대회에서는 4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 2013~14시즌 섬머 4차 1라운드에서는 8언더파로 WGTOUR 9홀 최저타수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전유림은 꾸준한 성적을 내지 못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룸 분위기가 좋았다. 갤러리 분들과 같이 치는 동료 선수들이 다 응원해주셨다. 정말 감사하고 치킨을 쏘겠다"는 전유림은 "최근 이렇게 친 적이 없었다. 샷은 붙고 퍼트는 들어가주고. 정말 되는 날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계속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유림은 마지막 홀 티샷을 OB지역에 빠뜨리고 말았다.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의식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나 보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면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위에서 더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중 1때 본격적으로 골프에 집중한 전유림은 "잘 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우승은 꿈도 못꿨는데 이번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면서 "다음 대회(윈터 4차)는 전지훈련(필리핀) 때문에 못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챔피언십에는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KLPGA 준회원으로 세미 프로다. 올해 2부리그에 진입하고 내년이나 내후년부터 1부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사진] 골프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