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5일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 "새누리당은 안정적인 정당 운영이 되고 있어 지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인물 갖고 쇼할 마음이 없고 정책으로 호소할 생각"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렸던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일에 대한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여당 대표로서 지나치게 안이한 상황 인식을 보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 선거에 출마시키는 것은 정당의 기본 책무다. 그것이 국민의 요구이기도 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높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최근 분당(分黨) 사태 속에서도 기업인·관료·전문가 등을 잇따라 영입하며 친노·운동권 이미지를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과로 보면 이걸 정치 쇼로만 볼 수 없고 국민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도 청년 CEO를 영입하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신선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원내 156석의 새누리당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기 힘들다. 지난 몇 달간 친박·비박 간 공천 싸움과 '진실한 사람' 논란만 벌였을 뿐 뭔가 미래 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최근 일부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입당하자 당에서 먼저 '새 인물이 아니다'고 깎아내렸다. 두 야당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뛰는 반면 여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두 달째 비어 있다.
김 대표는 정책으로 승부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움직임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작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요구한 노동·경제 입법 몇 개 처리에 매달려 있을 뿐 스스로 경제·복지·안보 정책 하나 발표한 적이 없다. 무슨 배짱으로 이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의 '영입 불필요' 발언은 야권 분열에 따른 '3자 대결 구도'의 반사적 이익에만 기대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아무리 '전략 공천 없는 경선' 원칙을 세웠다 하더라도 번듯한 새 인물 한 명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 정상이 아니다. 이날 당 회의에선 "이렇게 가면 수도권에서 전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역대 선거에서 인적 쇄신이나 정책적 진화 없이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당은 항상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인물 영입을 깎아내릴 만큼 한가하지 않고 그럴 자격도 없다. 박 대통령과 여당의 꽉 막힌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 피로감도 상당하다. 이렇게 해서 국민이 표를 주길 바란다면 정말 염치없는 일이다. 실제 선거도 여권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