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률의 정부 목표치 미달이 또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을 겁먹게 할 수 있다.”
국제금융가에서 모리스 옵스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64)의 중국발(發) 글로벌 쇼크 예측 적중이 화제다. IMF는 4일(현지시각) 웹사이트에 IMF가 발간하는 잡지인 IMF 서베이가 옵스펠드와 가진 인터뷰를 게재했다. IMF 서베이는 작년 말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옵스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글로벌 경제’를 주제로 한 이 인터뷰에서 새해 주목해야할 첫번째 경제 현안으로 중국 경기 둔화를 꼽고 중국발 쇼크 재연을 예측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신(財新)이 발표한 1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2로 시장 예상치(48.9, 블룸버그 전문가 집계 기준)를 밑돌만큼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7%)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이는 오는 8일로 예정된 상장사 대주주 및 임원 보유 지분 매도금지령 해제, 위안화 가치 급락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과 함께 중국 증시를 급락시키는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증시는 6.9% 폭락한 3296.26에 조기 마감했다. 증시가 조기 마감한 것은 1990년 중국에 상하이증시가 개장한 이래 처음이다. 올해 처음 도입한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증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가 새해 첫날 두 차례나 발동된 탓이다. 중국발 쇼크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증시를 전염시켰다. 세계 증시가 새해 첫 개장일을 블랙먼데이로 시작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여름에도 중국 증시 급락이 경기둔화 우려를 고조시키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패닉을 불러온 적이 있다.
옵스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수입 및 원자재 수요 감소를 통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외부효과는 예상 보다 훨씬 크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전통적으로 사용됐던 강제적인 경제 성장률 목표치 달성 방식은 경제 불균형을 확대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한국 등 140여개국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다.
그는 “국유기업들의 부실한 재무 구조, 금융 시장의 체질, 전반적인 경제 유연성과 자원 배분의 합리성 등을 개선하는 것이 (중국의) 심각한 도전으로 남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영입된 그는 2014년 7월부터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지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옵스펠드를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달 30일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기고한 글에서 “2016년 세계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그 근거로 미국의 금리 인상 및 저유가에 다른 산유국 충격과 함께 중국 경기 불안을 꼽았다.
옵스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는 ‘국제 거시경제학의 기초’(Foundations of International Macroeconomics·1996)를,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는 ‘국제경제학’(International Economics·2014) 등의 경제학 교과서를 공동 집필한 저자이기도 하다.
1952년생인 그는 1979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자본이동과 통화정책에 대한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는 일본은행(BOJ) 통화경제연구소 명예고문을 역임했다.
옵스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컬럼비아대와 펜실베이니아대를 거쳐 1991년부터 미국 UC버클리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