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에 이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재단'을 통해 아프리카 질병 퇴치 등 자선 사업을 벌이고 있는 빌 게이츠(60)가 이번엔 '서평 블로거'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명성을 얻고 있다. 게이츠의 블로그 '게이츠 노트(Gates Notes)'의 '독서 목록(Reading List)' 코너에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읽은 200여 권의 책 표지 사진과 함께 자신이 그 책 서평을 쓴 날짜와 서평이 올라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어떤 인물인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 시각) '빌 게이츠, 억만장자 서평가'라는 기사에서 유명 전기(傳記) 작가 에번 토머스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쓴 자신의 신작 '닉슨 돼보기(Being Nixon)'에 대해 빌 게이츠가 호평한 글을 남긴 것을 알고 깜짝 놀라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빌 게이츠는 이 책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많은 전기가 인물을 이분법적으로 평하는 데 놀라곤 하는데 이 책은 사기꾼이나 전쟁 선동가로 묘사돼 온 닉슨 전 대통령을 균형된 시각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썼다. 토머스는 "나는 게이츠를 만난 적도 없지만 여러 사람으로부터 게이츠의 서평을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후 책 판매량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NYT 인터뷰에서 1년에 50권 안팎의 책을 읽는다고 밝혔다. 바쁠 때는 한 주에 한 권 읽기도 어렵지만 휴가 때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4~5권을 읽는다. 밤 11시에 책을 읽기 시작해 이튿날 새벽 3시까지 독파한다고 자신의 독서 습관을 설명했다. 그는 저자와 온라인으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저자 관련 자료를 온라인에서 내려받는 방법 등을 블로그 서평란에 소개해 놓기도 했지만 전자책은 피하고 종이책을 고집하는 '전통적 스타일'의 독서에 집착한다고 밝혔다.
그의 독서 목록에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의 '위대한 탈출'이나 토마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같은 경제학 서적, '헝거게임' 같은 베스트셀러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이 등장하지만 여성·빈곤·에이즈·권력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가장 많았다. 아프리카에서 질병과 빈곤 퇴치 운동을 벌이고 있는 그의 관심사가 드러나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