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에 구타 당한 아클라크의 어머니

소고기를 먹었다고 소문이 나 마을의 힌두교 주민들에게 맞아 죽은 인도의 이슬람교도 남성이, 사실은 소고기가 아닌 염소고기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31일(현지 시각) “지난 9월 발생한 무함마드 아클라크(50) 사망 사건을 조사한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가 아클라크의 집에 있던 고기를 감식한 결과, 아클라크가 먹은 고기는 소고기가 아닌 염소류의 고기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아클라크가 살던 마을에서 갑자기 송아지 한 마리가 사라졌는데 이를 아클라크가 잡아먹었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졌다. 이에 흥분해 집으로 몰려온 힌두교 주민 100여명은 아클라크의 가족이 보는 앞에서 그를 몽둥이 등으로 때려 숨지게 했다.

당시 아클라크의 가족은 “소고기를 먹지 않았다. 냉장고에는 친척에게서 받은 양고기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나 주민들은 듣지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인도에서는 아클라크의 죽음과 이번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조사 결과로 인도의 엄격한 소고기 규제와 강경한 힌두민족주의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된 상황이다.

인도에서는 힌두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한 이후 소고기 도축이나 판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이번에 아클라크를 때려죽인 혐의로 체포된 주민 15명 중에도 BJP 당직자의 아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당시 사건과 관련해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그는 아클라크가 숨진 뒤 2주가 지나서야 "슬프고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