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그리스의 헬리오스 거상(巨像·콜로서스)을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콜로서스는 그리스 섬 로도스 시민들이 마케도니아와 치른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설립한 것으로 기원전 226년 지진으로 무너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4일(현지 시각) “2000년 전 콜로서스가 무너졌던 그리스 로도스 섬 항구에 새롭게 불가사의로 자리 잡을 거상이 세워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콜로서스는 135m 이상으로 고대 시절 거상(약 30m)에 비해 5배 가까이 높다.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40m 이상 높다.

콜로서스는 항구에 두 다리를 벌린 채 머리 위로 올린 오른손으로 커다란 등(燈)을 들고 에게해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건립된다. 다리 사이로 배가 드나들 수 있게 했다. 프로젝트의 수석 건축가인 아리스 팔라스는 “콜로서스의 등은 56㎞ 떨어진 터키 해안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부에 도서관과 상점, 그리스 고대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 등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꼭대기에는 등대와 함께 전망대도 설치된다.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형상화한 콜로서스는 바빌론의 공중정원,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등과 함께 기원전 200년 비잔티움 출신 학자 필론이 선정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당시 에게해 일대 무역 중심지였던 도시국가 로도스가 기원전 305년 마케도니아의 공격을 막아내고 승리한 것을 기념해 건립했다. 이 전쟁은 책과 영화, 애니메이션의 주제로 다뤄지기도 했다.

콜로서스는 옛 거상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첨단 건축 기술 구현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프로젝트 기획자들의 설명이다. 옛 거상이 지진으로 무너진 점을 고려해 강한 바람과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고, 동상의 피부는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로 만들어 내부 조명과 등대용 전기를 생산하도록 했다.

건립 비용은 2억5000만 유로(약 3200억원)로 세계 최대 자선단체 중 하나인 스타브로스 니아르코스 재단이 출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일반인 소액 기부를 통해서도 조달할 계획이다. 기부자 명단은 콜로서스에 새겨진다. 팔라스 수석 건축가는 “콜로서스 재건은 금융위기 등으로 땅에 떨어진 그리스 국민의 자부심을 되살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경제도 살려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자들은 콜로서스가 그리스 경제에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콜로서스의 연간 수입은 3500만 유로(약 4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획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2004년에도 비슷한 계획이 추진됐다가 자금 조달이 안 돼 좌절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