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수입으로 말한다. 버는 돈 크기가 곧 능력의 척도란 뜻이다. 국내 프로 기사 311명 중 올해 상금 랭킹 1위는 박정환(22)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2년 만의 '상금왕' 복귀다. 박정환은 랭킹, 수입, 바둑리그 MVP에 이어 올해 바둑대상(大賞) MVP에도 근접해 있어 금년 시즌 '그랜드슬램'이 유력해졌다.
한국기원 잠정 집계(12월 21일 현재)에 따르면 박정환은 19회 LG배와 국수전, 국수산맥 우승과 TV아시아 준우승, 그리고 중국 갑조리그(1억5000만원)와 한국 바둑리그(1억원) 수입을 포함해 6억9000만원을 벌었다.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금용성배가 남았다. 우승하면 연간 수입은 8억1000만원, 준우승해도 7억4000만원으로 늘어난다.
2위는 김지석(26)이다. 역시 금용성배가 변수인데 4억3000만원을 확보했고, 우승하면 5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김지석은 봉황고성배, 하세배 등 이벤트 기전 수입만 1억4000만원에 달했다. 3위 이세돌은금용성배 3위가 확정돼 3억1700만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TV아시아 우승, 삼성화재배 4강 외에 중국리그 수입이 절반 이상 차지한 것이 특징. 이세돌은 구리와 치른 10번기 승리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고 연간 수입(14억1000만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17세 이동훈의 4위 등극도 주목할 만하다. 바둑왕전 우승, 리민배 준우승, 갑조리그 출전, 바둑리그 팀 우승에 금용성배 결승이 남았다. 여기서 우승하면 3억1000만원, 준우승해도 2억4000만원을 1년간 벌었다. 5~10위엔 현재 최철한·강동윤 ·조한승·나현·목진석·박영훈이 포진 중이다(레츠런파크배 결과에 따라 다소 바뀔 수 있다).
신진서(15)·신민준(16)·김명훈(18) 등 루키들도 '억대 수입' 대열에 합류했다. 레츠런파크배 결승서 만약 신진서가 우승하면 1억9000만원으로 전체 4~5위권으로 올라선다. 김명훈이 우승할 경우엔 전체 11위권(1억3000만원)이 예상된다. 신민준은 1억200만원으로 14위에 랭크됐다.
여성 기사로는 최정(19)의 12위가 최고 성적. 여류명인전 외에도 오카게배, 천태산배, 황룡사쌍등배 등 늘어난 여자 대회 덕분에 1억3000만원을 벌었다. 지난해(1억300만원) 여성 최초로 1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30% 가깝게 늘었다.
1억원 이상 수입 기사는 2013년 8명, 2014년 13명에서 올해는 14~15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프로 기사 311명 중 수입 랭킹 50위의 연간 수입은 3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또 전체의 73.6%에 해당하는 229명, 대략 4명 중 3명의 연간 대국료 수입이 1000만원 이하로 집계돼 성적 계층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