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이나 연꽃 씨앗같이 연속되는 작은 구멍이 몰려있는 것들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알려진 ‘환공포증(trypophobia)’. 사람들은 왜 이런 물체에 혐오감을 느끼는 것일까.
19일(현지 시각) 테크 인사이더에 따르면 전체 인류의 15%(여성의 18%, 남성의 11%)가 이 증상을 호소한다고 전해졌다. 2013년 환공포증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영국 에섹스대 제프 콜 교수 연구팀은 환공포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작은 원형 구멍들이 군집해있는 물체의 사진 76장을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몇몇 실험 참가자들은 심장박동이 매우 빨라지고 구토를 하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이미지들엔 ‘공간적 연속성’과 색의 밝기 차가 심한 ‘고대비’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특히 맹독을 지닌 푸른띠문어, 청자고둥, 킹코브라 등 일정한 패턴 무늬를 가진 동물의 사진을 보여주자 실험 참가자들이 환공포증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인류가 진화를 거치면서 맹독을 가졌거나 몹시 사나운 동물과 마주했을 때 느낀 시각적 공포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연구 논문은 2013년 저널 ‘심리 과학’에도 게재됐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가설일 뿐, 아직 완벽히 입증된 것은 아니다. 아직 환공포증은 정신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편적으로 느끼는 혐오감을 공포증이라고 오해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