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천사들의 편지, 사랑의 사진전'에서 '투게더'라는 주제로 전시한다.
조세현씨는 2003년부터 연예인·정치인·스포츠인 등 유명인과 함께 입양 대상 아기의 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사회복지회의 제안으로 입양 대상 아기의 백일 사진 촬영을 맡았다가, '아이들 사진이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 전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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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씨스타'·'제아'가 입양 아기들 친구 됐죠]
올해까지 아이와 스타를 합해 600여명을 찍었다. 배우 김혜수·최지우·이병헌, 가수 빅뱅·소녀시대·2NE1, 지휘자 정명훈, 탁구선수 유승민 등이 카메라 앞에 섰다. 박근혜 대통령도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시절 아기를 품에 안았다.
사진만 찍던 조씨가 올해 처음 카메라 앞에 섰다. 그 역시 이문세 합창단 단원이기 때문이다. 이문세와는 가수 겸 작곡가 노영심의 소개로 인연을 맺었다. "이문세씨 가족과는 함께 여행도 다닐 정도로 친해서 합창단도 가입하게 됐습니다. 실력요? 저는 사실 음치이고 노래도 잘 못합니다. 하하!"
촬영 과정은 쉽지 않았다. 아기들 컨디션이 나쁘면 애를 먹었다. 아기가 편안해하는 자세로 잘 안고, 아이를 어르고 달래는 기술이 필요했다. 올해는 15명의 아기와 찍기로 돼 있었지만 5명은 촬영 당일 컨디션 난조로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조씨는 "딸이 둘인데 아기 때 내가 직접 기저귀도 갈고 분유도 타 먹이며 키워서 아기 보는 데는 도사"라며 "아이를 안는 모습을 보면 누가 좋은 아빠인지 한눈에 알 수도 있게 됐다"고 했다. "뜻밖에 결혼도 안 한 슈퍼주니어 강인씨가 능숙하더라고요. 박찬호씨는 안은 아기가 오줌을 싸서 고생 좀 했죠. 그래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습니다."
13년 동안 이어온 프로젝트는 많은 걸 바꿨다. 2005년 참여한 장동건·고소영씨 부부가 대한사회복지회에 입양아와 미혼모를 위해 1억원씩 5년째 기부했고, 몇몇은 입양을 결정했다. 조씨는 "10년만 해보겠다던 캠페인을 13년째 계속하는 건 세상이 변하는 걸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양의 날이 제정됐고, 입양을 하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당장은 스타가 더 눈에 들어올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생각나면서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더 확산할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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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가장 많이 변한 건 나 자신"이라고 했다. "사진가로서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노숙자 사진가를 교육·양성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나 결혼이민 여성 자녀를 대상으로 사진을 가르친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함께 네팔·레바논 등 난민촌에서 사진을 찍는 봉사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