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였던 임창용씨에 이어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씨를 소환 조사했다. 둘은 작년 11월 국내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마카오 도박장에서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려 도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또 다른 국내 조폭이 운영하는 마카오 도박장에서 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삼성 라이온즈 선수 윤성환·안지만씨를 수사 중이다.

임씨와 오씨는 검찰에서 도박 사실은 인정했으나 "액수가 수천만원대"라거나 "잘 기억 안 나지만 억대는 아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도박 액수가 크지 않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러면 구단이나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 수위도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 4명은 국내 조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VIP용 도박장에서 도박을 했다. 이들을 도박장 조직과 연결해 준 브로커도 조폭이었다. 불법 도박장인 줄 알면서 도박을 하며 조폭을 먹여살리는 자금줄 역할을 한 셈이다. 도박 액수가 아무리 적어도 조폭과 검은돈을 거래한 것은 우리 사회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나쁜 범죄다.

2008년에도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수백만~수억원대 도박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3명에 대해서만 1000만~1500만원 벌금형에 약식 기소했다. KBO도 5경기 출장 정지, 봉사활동 48시간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로 덮었다. 처벌과 징계가 약하다 보니 선수들의 도박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역사상 가장 많은 4256개의 안타를 때린 피트 로즈가 1989년 감독 재직 시절 자신의 팀 경기에 돈을 걸고 도박한 사실이 드러나자 야구계에서 영구 퇴출했다. 프로 선수들의 도박은 그들의 플레이에 열광해온 팬들을 배신한 악성 범죄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살면서도 책임 의식 없는 선수들은 야구장에 설 자격이 없다. KBO는 조폭과 거래하는 선수들을 영구 퇴출시키는 징계를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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