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푸껫 파통 해변에 있는 한 호텔 주변을 순찰하던 관광 경찰 타파난(31)씨가 고성(高聲)이 들려오는 호텔 로비 쪽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한 한국인 남성이 태국인 픽업 승합차 담당자의 팔을 잡고 큰소리를 치며 "15분도 못 기다리느냐"며 예약금을 돌려달라고 윽박지르고 있었다. 타파난씨가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이 한국인 남성은 공연장에 데려다 줄 차가 출발하기로 한 시각보다 15분이나 늦게 로비에 내려와 차를 놓쳤다. 승합차 담당자는 "제시간에 차에 타 기다리는 손님은 뭐가 되느냐"며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한국인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오후 태국 푸껫 시내에 있는 관광경찰 본부에서 관광경찰 퐁사팡씨가 푸껫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쓰인 게시판을 가리키고 있다.

푸껫에서 근무하는 관광 경찰은 총 45명이다. 이 중 본지가 만난 관광 경찰 7명은 "관광객의 '노쇼' 문제는 경찰이 개입할 일은 아니지만 노쇼 피해를 호소하는 업주들의 민원이 상당히 많다"며 "말다툼에서 끝나지 않고 주먹다짐까지 번질까 봐 걱정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관광 경찰 지라팟(35)씨는 "한국 드라마가 태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태국 국민에게 한국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퍼졌지만, 정작 관광업 종사자들은 '한국인은 예약을 안 지킨다'고 하소연한다"며 "늦게 도착하고서 도리어 자리를 내놓으라고 화내는 한국인 때문에 업주와 크게 다툴 때가 많다"고 했다. 푸껫 시내에 있는 관광경찰본부에서 만난 경찰 위시엔(54)씨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 업주와 예약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지 점검하는 게 관광 경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