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봉스튜디오 제공)

“남들은 결혼을 잘만 하는데, 나는 평생소원인 웨딩드레스 한 번 못 입어보고 인생 종 치나?”

경제적 이유 등 여러 이유로 솔로가 늘어나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본 여자들이 많을 것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독신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여성은 당당히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기 시작했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은, 미혼·기혼을 막론하고 여성 혼자 화려한 결혼 의상을 입고 길거리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솔로 웨딩’이 인기라고 10일 보도했다. 인기 있는 촬영지는 항구도시 고베(神戸)와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교토(京都) 등지이다.

“조금 쑥스럽다.” 지난 9월 중순 55세의 한 여성은 고베의 한 카페 앞에서 솔로 웨딩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일반 웨딩촬영과 같이 그녀도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녀는 “옛날부터 드레스 입은 모습을 동경해 왔다”면서 “50세 즈음부터 ‘지금 (웨딩 사진을) 찍어두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할 계획이 없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솔로 웨딩’을 찾아낸 것. 그녀는 “멋진 거리에서 웨딩 촬영을 했다. 길 가던 사람들이 따뜻하게 지켜봐 줬다. 마치 공주가 된 기분이었다”라고 말하며 행복해했다.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솔로 웨딩 사업에 뛰어든 일본의 한 업체에 따르면, 솔로 웨딩 촬영 비용은 10만엔 (약 100만원) 안팎이다. 하시모토 유코(橋本優子, 46) 솔로 웨딩 촬영 업체 대표는 “결혼을 생각하지 않은 여성이라도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는 소원을 이루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10년 전에 결혼식을 했지만 다른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솔로 웨딩촬영의 선구자는 교토시에 있는 여행사 ‘쎄르카 여행사’다. 이 여행사 대표는 “결혼은 안 해도 웨딩드레스는 입고 싶다”고 말한 이 회사의 30대 여성 종업원의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난해 6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과 잡지 등에서 소개되면서 한국인과 미국인 중국인의 신청도 쇄도했다. 이 여행사는 교토 시내의 일본 가옥과 일본 정원에서 약 100명을 촬영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구라다 마유미(倉田真由美ㆍ44)는 “페이스북이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보급 등으로 자신의 모습을 남에게 보이는 것에 익숙해졌다”면서 솔로 웨딩이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예쁜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솔로 웨딩은 독신 여성에게는 욕망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한편 여러 이유로 결혼식을 맘대로 못했다고 생각하는 기혼자에게 인기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