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이 지난 10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 17회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피아노를 열연하고 있다.

올해 세계 최고 권위의 폴란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의 실황 연주 음반이 6일 전 세계에서 동시 발매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구매하려는 클래식 팬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클래식 음반 구매를 위해 인파가 몰려 줄까지 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DG)은 이날 ‘2015 쇼팽 콩쿠르 우승 앨범’을 전 세계 동시 발매하면서 국내 판매점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클래식 음반 전문 판매점 ‘풍월당’을 지정했다. 풍월당은 정오였던 평소 개점시간을 3시간 앞당겨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빨리 오프라인 음반 판매를 시작했다.

한시라도 빨리 음반을 받아보려는 구매자들이 오전 7시쯤부터 매장을 찾으면서 오전 9시쯤엔 100명이 넘는 인파가 풍월당 앞에 줄을 섰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음반을 구매하게 된 학생 최재혁씨는 “인터넷에서 사서 택배로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직접 와서 사는 것은 조금 다르고,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왔다”며 “세계 최초 구매자로서 음반 포장을 처음 뜯을 때 묘한 설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은 주요 온라인 음반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만으로도 유명 가수들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보통 유명한 클래식 앨범도 첫 제작은 2000~3000장에 그치는 데 이번 앨범은 5만장을 찍어낸 것도 이례적이다.

이번 앨범은 조성진이 지난달 콩쿠르 예선과 본선에서 연주한 14개 작품 가운데 조성진만의 해석을 잘 보여주는 '녹턴 op.48-1', '소나타 op.35', '폴로네이즈 op.53', '24개의 프렐류드 op.28' 4개 작품이 담겼다. 특히 조성진에게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을 안긴 '폴로네이즈 op.53'은, 조성진이 우승 후 열린 갈라 콘서트에서 앙코르곡으로 연주해 폴란드 대통령의 기립박수를 받은 작품이다.

음반 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클래식 음반을 사기 위해 줄 서기를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이번 음반이 내년 초까지 7만장, 내년 상반기까지 10만장 정도 판매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