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왕년의 사이영상 투수 클리프 리(37)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이 종료돼 은퇴 위기에 놓였다.
필라델피아 구단은 4일(이하 한국시간) 클리프 리에 대해 2016년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필라델피아가 팀 옵션을 행사했을 경우 리는 2750만 달러 연봉을 받게 되지만 구단이 계약을 종료함에 따라 125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 신분이 됐다.
리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하고 재활만 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을 향하고 있어 필라델피아 구단도 팀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바이아웃하며 결별하는 것으로 정했다. 지난 7월말 콜 해멀스(텍사스)를 트레이드하며 본격적인 리빌딩에 착수한 필라델피아도 더 이상 그의 재기를 기다릴 수 없었다.
현재로서는 은퇴 가능성이 가장 높다. 팔꿈치 부상 반복 탓에 실전 투구를 안한 지 오래됐고, 재기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팔꿈치 수술을 권했지만 재활을 고집하다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 3월 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통증이 재발하며 시즌 아웃됐다.
리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왼손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00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4라운드 지명된 그는 2002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했다. 2008년 22승3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다승·평균자책점·승률 1위에 올라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2010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FA 투수 최대어로 주목받은 리는 필라델피아와 5년 총액 1억2000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6차례 완봉승 포함 17승 평균자책점 2.40으로 활약하며 사이영상 3위에 올랐고, 2013년에도 14승 평균자책점 2.87로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13경기 81⅓이닝 투구에 그치며 4승5패 평균자책점 3.65에 그쳤다. 팔뚝과 팔꿈치 부상이 반복돼 시즌 아웃됐고, 올 시즌에는 통째로 쉬기에 이르렀다. 메이저리그 13시즌 통산 성적은 328경기 143승91패 평균자책점 3.52 탈삼진 1284개. 특히 포스트시즌 통산 11경기에서 3차례 완투 포함 포함 7승3패 평균자책점 2.52로 큰 경기에 유독 강했다.
리는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전 롤 모델로 꼽은 선수이기도 하다. 강속구로 타자를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 송곳 같은 제구력과 체인지업으로 돌려세우는 기교파 스타일이다. 통산 9이닝당 볼넷이 1.9개에 불과하며 좌우 코너워크로 잡는 루킹 삼진이 트레이드마크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