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기자] 2015 시즌 최고의 모범 FA 계약 선수는 누구였을까.
지난해 FA 시장에선 총 19명의 선수가 역대 최고액인 연봉 총 합계 630억 6000만원에 계약했다. 2014시즌을 앞두고 523억 5000만원을 기록했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FA 시장의 지나친 인플레이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올 시즌 FA 영입을 통해 쏠쏠한 효과를 본 팀도 있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최고의 모범 FA 선수는 누구였을까.
가장 눈에 띄는 건 장원준(두산)의 활약이었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장원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84억원에 두산과 계약했다. 역대 투수 최고액을 기록한 장원준이었다. 지나치게 높은 액수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그러나 장원준은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그 빈자리를 잘 메웠다.
포스트시즌에서 장원준의 가치는 더 높았다. 그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경기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선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77(13이닝 4자책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경기 등판해 7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거의 장원준의 선발 등판은 승리와 다름없었다. 니퍼트와 함께 최강 원투펀치를 이뤘고, 두산은 선발 야구를 앞세워 14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다. ‘84억원’이라는 금액이 결코 아깝지 않았다.
4년 32억원에 한화로 팀을 옮긴 권혁은 올 시즌 78경기에 등판해 9승 13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전천후 마무리로 활약하며 한화의 돌풍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닝 수가 늘어나면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다. 삼성의 FA 계약은 성공적이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모든 것이 어긋났다. 윤성환(4년 80억원)이 30경기서 17승 8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에이스 임무를 해냈다. 안지만(4년 65억원)도 4승 3패 37홀드 평균자책점 3.33으로 좋은 활약. 하지만 도박 스캔들로 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 삼성은 우승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타자 중에선 비교적 적은 금액에 FA 계약을 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화 김경언(3년 8억 5000만원)은 107경기서 타율 3할3푼7리 16홈런 78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김경언의 연봉은 1억 5000만원.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4년 18억 2000만원에 kt와 도장을 찍은 박경수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타율 2할8푼4리 22홈런 73타점. 모든 부문에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박기혁(3+1년 총액 11억 4000만원)도 타율 2할8푼 1홈런 30타점으로 지난 2008시즌 이후 7년 만에 타율 2할8푼 이상을 기록했다.
LG 박용택(4년 50억원)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올 시즌 128경기서 타율 3할2푼6리 18홈런 11도루 83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시즌 초만 해도 제 컨디션이 아니었으나 다시 타율을 끌어올리며 가볍게 3할을 넘었다. 아울러 KBO 리그 최초로 4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반면 금액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던 선수들도 있다. 4년 86억원으로 야수 역대 최고액을 기록한 SK 최정은 부상에 시달리며 81경기 출전 타율 2할9푼5리 17홈런 58타점으로 기대 이하였다. 김강민(4년 56억원) 타율 2할4푼6리 4홈런 31타점에 그쳤다.
FA 계약을 맺은 투수 중에선 이재영, 송은범, 배영수, 김사율 등이 크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