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에 사는 A씨는 해외로 출장 가기 하루 전날 집에서 전화로 항공사 지정 택배 회사 직원을 불렀다. 이렇게 짐을 먼저 인천공항으로 보낸 A씨는 홀가분한 몸으로 KTX를 타고 인천공항의 항공사 카운터를 들러 체크인을 하고 출국했다. A씨의 짐은 항공사가 대신 체크인을 해 항공기에 실렸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짐 없이 항공기 타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같은 내용의 '인천공항 접근 교통 개선안'을 최근 마련하고 국토교통부, 항공사, 택배사와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사 측은 밝혔다.

◇지방 탑승객 이용 많을 듯

지금은 지방 승객이 골프가방 등 큰 짐을 가지고 해외에 나가려면 국내에서부터 힘겨운 여정을 거쳐야 한다. 예컨대 A씨의 경우 정읍역에서 KTX를 탄 뒤 서울 용산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서 다시 공항철도로 갈아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짐을 끌고 여러 번 지상과 지하를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박완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수하물을 사전에 부치는 서비스가 도입되면 항공기를 이용하는 패턴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며 "특히 지방 승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거운 짐 들고 줄 서서 탑승수속… 이런 풍경, 이제 그만 - 이르면 내년부터는 인천공항에서 골프 가방이나 이민 가방 등 무거운 짐을 직접 끌고 가 부치는 풍경이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집에서 짐을 부친 뒤 맨몸으로 출국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담은 ‘인천공항 접근 교통 개선안’을 수립하고 관계 기관과 협의에 들어갔다.

지금도 일부 택배 회사들이 인천공항에 지점을 두고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공항 지점에 짐을 실어다 주는 수준으로 탑승객이 출발 3일 전에 미리 짐을 부친 뒤 공항에서 직접 짐을 찾아 체크인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새로 도입하는 서비스는 좀 더 진화한 방식으로 공항에서 별도로 짐을 찾을 필요 없이 바로 비행기를 타면 되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호텔에서 짐을 미리 부친 후 편리하게 시내 관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기존 항공료 이외에 별도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구체적인 요금은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은 여객터미널에 있는 택배 회사를 통해 자신의 짐을 집까지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전일본공수(ANA)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높이 160㎝, 무게 25㎏ 크기의 짐을 도쿄 시내에서 나리타공항까지 보내는 데 2400엔(2만2000원)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고속버스터미널 신설

2017년 말엔 인천공항에 고속버스터미널도 새로 개장해 지방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가는 길이 더 편리해질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금 짓고 있는 제2여객터미널 맞은편 교통센터 지하 2층에 고속버스터미널을 개장하고, 인천공항과 지방을 오가는 버스를 현행 182편(리무진 버스 위주)에서 2017년 말 733편으로 4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2017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이미 공사가 시작됐다. 고속버스터미널이 완공돼 고속버스 노선을 추가로 유치하고, '고속도로 환승 휴게소 제도'와 연계하면 영남 지역 운행 편수는 4.2배(현행 70편→293편), 호남 지역은 4.3배(63편→273편), 강원 지역은 3.3배(41편→136편) 정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 환승 휴게소 제도'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목적지 고속버스로 갈아타고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외에서는 영국 런던의 히스로공항과 프랑스 파리의 샤를 드골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이 공항에 고속버스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