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생들도 통일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간 것 같아 뿌듯해요."

서울 청원여자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등 145명이 23일 "통일을 향한 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통일과 나눔 재단에 십시일반 모은 돈 73만9000원을 보내왔다.

청원여고의 기부는 이 학교 '통일·독도 동아리' 학생들의 자발적 제안으로 시작됐다. 범국민적 통일나눔펀드 모금 소식을 접한 학생들이 "통일을 주제로 토론만 할 게 아니라 이제 통일에 정말로 보탬이 되는 일을 해 보자"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야기를 꺼냈고, 바로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 노원구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독도 동아리’ 학생과 교직원들이 지난 22일 통일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마다 동료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복도에 부스를 차려놓고 통일나눔펀드를 홍보했다. 동아리 소속 학생 40명이 5~6명씩 조를 나눠 모금에 나섰다. 교사들에게 통일나눔펀드를 소개하고 기부를 부탁하기도 했다. 한 달 만에 학생 91명과 교사 54명이 동참했다.

모금에 참여한 1학년 김소향(16)양은 "예전에는 통일을 위해 우리 같은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통일나눔펀드 모금 활동을 통해 통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2학년 엄성원(17)양은 "처음에는 기웃거리면서 신기해하기만 하던 친구들이 설명을 듣더니 군것질에 쓰려던 1000원짜리를 내밀었다"며 "통일나눔펀드 때문에 친구들이 통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리 지도 교사인 김은수(48)씨는 "평소 통일을 주제로 교과 활동을 많이 해 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지난해 통일부와 서울시교육청에 의해 '통일연구학교'로 지정된 청원여고에서는 통일합창대회, '통일 골든벨' 퀴즈대회 등을 개최해오고 있다. 한수지(26)씨는 "'통일이 중요하다고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하던 학생들이 모금에 참여하면서 의욕적으로 바뀌었다"며 "통일나눔펀드 모금 운동이 다른 학교로도 확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