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을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 비유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그 때 죽였으면 그 언니도 태어나지 않았다"고 발언한 한홍구(56)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좌파 성향 역사학자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한 교수는 미국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항일 독립 투쟁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4년 한 주간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김일성은 우리 민족이 가장 암울한 상태에서 혜성같이 나타나 많은 것을 성취한 지도자' '김일성은 귀족 영웅이 아닌 자수성가형 민족 영웅' '혁명의 창건자이며 부국강병에 기초한 근대화를 추구한 20세기형 민족주의자이자 철저한 실용주의자' 등 김일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05년에는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이라는 말을 수구 세력이 하는 데 엄청난 분노를 느낀다. 군사 반란으로 유신 체제를 세우고 헌법을 짓밟은 자들이…"라고 했다.

한 교수의 집안 내력을 살펴본 이들은 그를 '금수저 좌파'라고 평가한다.
한 교수의 형제자매 네 명은 모두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한 교수의 아버지는 한만년(1925~2004년)씨로, 출판사 '일조각'의 창업자다. 한국 출판계의 거두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 한 교수의 외할아버지는 제헌 헌법의 초안을 만들었던 유진오(1906~1987) 신민당 당수다. 유 박사는 제헌 헌법 토대를 세우고 이승만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냈으며, 이후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했던 야당의 대표적 인사. 한 교수의 외할머니는 '명래 제약'을 세워 '이명래 고약'을 판매했던 이명래(1850~1952년)씨의 딸. 한 교수의 집안은 한국 법학계, 정계와 제약계의 혼맥으로 이뤄진 것이다. 출판계 한 관계자는 "한 교수의 급진적이고, 튀는 사상 때문에 집안 다른 형제들과도 교류가 거의 없는 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수업하면서 자료로 활용한 '세월호를 통해 본 한국 현대사' 동영상은 한 교수가 작년 11월에 한 강연을 촬영한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한 인터뷰에선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이 해산 선고를 받은 데 대해 "어렵게 이룩한 민주화가 공안 세력들에 의해 다시 짓밟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대한민국을 자기들 것으로 천년만년 누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최근 서울 노원구, 경기 성남 등 야권 인사가 단체장으로 있는 지방자치단체 등을 돌며 역사 강연을 하는 등 진보적 사학자로 나름의 지명도와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