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구남로의 해운대전통시장 맞은 편 베스트 웨스턴 해운대호텔. 15층 규모에134개의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이날 객실의 침구류 세팅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가구나 전자제품 등은 이미 갖춰져 있고, 객실 청소도 마무리된 상태였다. 또 20여명의 직원들은 새로 설치된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해 체크인 등을 하는 교육을 받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호텔은 오는 9일 문을 열고 정식 영업에 들어간다. 이 호텔 김경진 판촉팀장은 "해운대에 많은 호텔이 있지만 특화된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으로 부산을 대표하는 호텔들이 줄지어 서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해운대와 기장군은 최근 호텔 건립이 잇따르면서 한국의 대표 ‘투어 시티’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기장에 호텔 붐이 일고 있다. 해운대에는 최근 새로운 호텔들이 잇따라 문을 열거나 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호텔들의 격전장'이라 불릴 정도다. 해운대가 이미 세계적 '투어시티' 반열에 올랐다는 증거다. 호텔들은 피튀기는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선 그 선택지가 늘어나 반가운 현상이다. 해운대에서는 오픈이 임박한 베스트웨스턴 해운대호텔을 포함해 최근 6개월 사이에만 시타딘 해운대호텔, 씨엘드 메르, 더 마크 등의 호텔들이 문을 열고 영업 중이거나 영업을 곧 시작한다.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이들 호텔은 특급은 아니지만 500개에 육박하는 객실을 보유하는 등 대부분 100객실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또 해수욕장 인근에는' 토요코인 해운대 2호점'이 지하 3층 지상 23층, 510객실 규모로 내년에 들어설 예정이며, 호텔신라는 자회사인 신라스테이를 통해 지하 4층, 지상 15층 406객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2017년 문을 열 계획이다. 엘시티에 들어설 예정인 호텔은 290여 객실로 롯데그룹이 6성급 호텔로 운영한다.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엔 대규모 특급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신세계는 센텀시티에 확보한 부지 중 개발하지 않은 1만6512㎡ 규모의 부지에 특급 호텔을 건립하기로 최근 내부 방침을 정해 호텔의 형태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컨설팅 용역을 전문 업체에 의뢰했다. 일본계 컨소시엄 그룹 세가사미도 신세계 부지에서 직선 거리로 240m가량 떨어진 벡스코 맞은 편 부지 9911㎡에 오는 2018년 완공 예정으로 지상 37층에 지하 6층 규모의 호텔(특급호텔 312객실과 비즈니스 호텔 470개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운대 우동과 중동지역 여러 곳에서 관광호텔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호텔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특급이나 관광호텔이 아니더라도 중소형 호텔의 건립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운대에는 조선호텔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해운대그랜드 호텔, 노보텔앰배서더 등 특급호텔과 리베라해운대, 제이비디자인 호텔 등 1급 호텔과 같은 기존 유명 관광호텔만 16개가 포진하고 있어 이들 신생 호텔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현재 해운대에는 70객실 이상을 보유하고 영업신고를 한 호텔이 23곳에 이른다. 서울에서 비즈니스로 부산을 자주 방문하는 김진석(43)씨는 "부산 해운대에는 다양한 호텔들이 많아서 가격이나 서비스 등을 비교해 보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서 좋다"고 말했다. 해운대 인근인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동부산관광단지에는 지난해 3월 착공한 최고급 콘도인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와 '힐튼 부산' 호텔을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해운대를 중심으로한 동부산일대에 이 같은 호텔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는 건 그만큼 수요가 풍부하다는 업계의 판단 때문이다. 젊은 관광객과 중국인 관광객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비즈니스호텔의 건립이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호텔이 건립돼 장기적으로 호텔 업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