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월경 전 증후군'
월경 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PMS)은 월경을 시작하기 7~10일 전 나타나는 신체적•심리적 행동의 변화를 총칭한다. 월경 시작과 함께 증상이 거의 없어진다. 월경 전 증후군이 나타나는 이유는 배란 후 수정에 실패해 여성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서이다. 월경 전 증후군의 증상은 복부 팽만, 소화 불량, 통증, 신경 과민 등 15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며,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본인 스스로 증상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처방전 필요한 PMS 치료제

부종(몸이 붓고 숨이 찬 증상)이 심할 땐 이뇨제를, 두통∙근육통∙유방통에는 비스테로이드 소염 진통제를 일시적으로 복용한다. 진통제에 효과를 보지 못한 여성은 호르몬의 양을 조절하는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다. 통증 완화는 물론, 여드름 치료와 급격한 체중 증가 방지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야즈’와 ‘야스민’이 있다.

불면증, 우울증과 같은 정신 장애가 심하다면 항우울제로 증상을 개선한다. 항우울제 중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그 효과를 입증 받았다. ‘프로작’, ‘졸로프트’, ‘팍실’ 등이 이에 속한다.

앞서 설명한 의약품들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투약 방법을 지도 받아야 한다.

처방전 필요 없는 PMS 치료제

지난해 생약 성분의 PMS 전용 치료제가 국내 최초로 출시됐다. 유럽에서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 받은 이 의약품은 종근당이 수입하고 있으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월경 전 증후군 치료제는 최근에서야 주목을 받는 의약품이다. 여성들이 그 전까지는 월경 전 증후군을 무작정 참거나 진통제 한 알로 견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월경 전 증후군은 참고 살아야 하는 여성의 운명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이다"라고 말한다.


황혼의 고민거리 '폐경' 장애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폐경은 초기(폐경 5년 이내), 중기(폐경 6~10년), 말기(폐경 10년 이후)로 나뉘며, 각 시기에 따라 증상과 위험 질환이 다르다.
☞ 폐경, 초기 관리 잘하면 '중년의 위기' 아니다

호르몬 요법이 폐경 이후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고 위험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전문의들은 호르몬 요법을 폐경 초기에 시작해야 부작용 위험이 낮고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60세 이상이 복용하면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비호르몬 제제

체질적으로 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과거 다른 질환을 앓았던 사람, 질 출혈이나 유방 통증 등의 부작용이 염려되는 사람은 비(非)호르몬 제제로 눈을 돌린다. 전문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생약 성분의 의약품도 이에 포함된다. 호르몬 제제에 비해 효과가 30~40%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부작용 위험은 낮다.

많은 여성들이 호르몬 제제 요법이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 60세 이상이 복용하거나 7년 이상 장기 복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정 연령에 투약했을 때 유방암 위험도는 1000명 중 1.8명에게 생기는 수준으로 가족력, 비만, 알코올 섭취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호르몬 요법을 받지 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 비율은 1000명당 1명꼴이다. ☞ 젊음 돌려주는 회춘 치료, A~Z


먹어도 안 먹어도 걱정인 '피임약'
피임약은 월경 주기에 맞춰 매일 복용하는 경구 피임약과 성(性) 관계 후 72시간 내 복용하는 응급 피임약(사후 피임약), 두 종류가 있다.

경구 피임약
경구 피임약의 피임 성공률은 99.7%로 상당히 높으나 우리나라 여성들의 지난해 피임약 복용률은 2.8%로 낮다. 오래 먹으면 정작 원할 때 임신이 안 된다거나, 암•우울증과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 잡고 있어서다.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일부 부작용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피임약의 복용을 멈추는 즉시 복용 이전의 임신이 가능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 피임약 개발 50주년, 피임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

경구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양을 조절해 임신과 유사한 상태를 유도, 난자의 성숙과 배란을 방지하는 원리이다.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받고 출시된 ‘에노비드’가 최초의 먹는 피임약이며,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 현재 4세대 피임약까지 나와 있다.

응급 피임약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지난해 응급피임약 복용률은 5.8%로, 경구 피임약 복용률의 두 배가 넘는다. 또 2002년 이후 12년 동안 경구 피임약 복용률은 40% 증가한 데 비해 응급 피임약 복용율은 222% 증가했다.

전문의들은 응급 피임약의 습관적 복용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응급 피임약에는 경구 피임약보다 최대 20배 높은 고용량의 호르몬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호진 부회장은 "응급 피임약을 처음 먹었을 때는 85% 이상 피임 효과를 보지만, 1~3개월 내 다시 복용하면 몸속 호르몬 체계가 교란돼 피임 효과를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응급 피임약은 모두 전문의약품이다.

논란 속 출시 ‘핑크 비아그라’

지난 8월 18일 FDA는 여성의 성욕(性慾)을 높여주는 ‘핑크 비아그라’ 판매를 처음으로 허가했다. '핑크 비아그라'는 여성 성욕 저하 치료제 '애디(Addyi)'에 붙은 별명이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비아그라’와 ‘애디’는 사람 몸에 미치는 영향과 작용 원리가 전혀 다르다고 설명한다. 성의학자 강동우 강동우S의원장은 "애디는 성욕이 없는 여성에게 성욕을 만들어주는 약이므로 성욕이 있는데 발기가 안 되는 남성들을 도와주는 비아그라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비아그라는 단 한 번의 복용으로 즉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애디는 2개월 정도 꾸준하게 먹어야 효과가 나타난다.

애디의 FDA 승인을 놓고 첫 여성 성욕 저하 치료제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부작용이 효능에 비해 크다는 지적도 있다. 김세철 서남대 의무부총장은 "애디를 복용한 경우 복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성관계 빈도가 한 달에 한 건 정도 늘어나는 데 반해 저혈압, 불면증, 현기증, 졸음, 졸도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러한 부작용 우려 때문에 애디는 FDA에서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 승인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애디는 미국에서 이르면 10월 중순 시판된다. 하지만 국내에선 가까운 시일 내 시판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성 호르몬 약물은 개인에 따라 용법∙용량이 매우 다양하며 잘못 투약했을 땐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투약에 앞서 전문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확인해볼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