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이 고맙다|김동길 지음|두란노|232쪽|1만1000원

88세의 현자가 말한다. "특별히 굼뜨고 가진 것 없는 나 같은 노인조차도 인생의 황혼기에 청년 때 못지않게 이루어야 할 중요한 사명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노년에 관한 통찰을 담은 책을 냈다. 그는 각자의 삶에 주어진 사명이 있으며 노년에 이르러서야 그 사명이 비로소 완수될 수 있다고 말한다.

뛰어난 업적이나 부, 명예 같은 외적인 사명을 넘어 자신과 타인을 진정 사랑하고 돌봐야 하는 내면의 사명을 완성할 때까지 사람은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 청춘은 주어지는 것이지만, 나이듦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세월에 지혜와 경험을 녹여낼 수 있어야 제대로 나이 들어가는 것이다. "가야 할 곳을 분명하게 준비한 노인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인생의 여유와 타인에 대한 돌봄과 배려, 끝까지 길을 헤쳐나가는 개척자적 태도를 갖게 됩니다."

책을 통해 역사와 철학, 문학을 거쳐 성경에 이르게 된 저자의 지적 여정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