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 시각)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낀 반지는 십자가 문양의 은반지였다. 역대 교황들은 사도 베드로와 열쇠 문양이 새겨진 금반지를 주로 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착용한 액세서리들은 어떤 것일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부터 착용한 20년 된 은반지를 낀다. 1992년 주교 임명 때 목걸이와 함께 맞춘 반지인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8월 한국 방문 때 착용한 반지도 이 반지였다. 역대 교황들은 순금 35g으로 만들어진 '어부(漁夫)의 반지'를 주로 꼈다. 예수가 어부였던 베드로(초대 교황)를 제자로 삼을 때 "내가 너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고 한 말에서 유래한 반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부의 반지'도 순금 대신 은반지를 도금해 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착용한 십자가 목걸이는 추기경 시절부터 사용하던 23년 된 철(鐵)제다. 전임 교황들은 금으로 된 십자가 목걸이를 주로 사용했다.
구두는 검은색 끈 달린 구두를 신었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붉은색 로퍼(끈으로 묶지 않고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낮은 가죽신)를 신었는데, 그 모양이 이탈리아 프라다 제품과 비슷해 '명품'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교황청은 '교황의 개인 제화공이 만든 구두'라 해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향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구둣방에서 40년째 신발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