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 시각) 오후 9시 30분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과 가수 나윤선이 부른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태극(太極) 문양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뒤덮였다. 2층 난간엔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나란히 내걸렸다. 에펠탑이 특정 국가의 상징 색으로 변한 건 중국(2004년)과 남아프리카공화국(2013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엔 내년의 한국·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마련한 '상호 교류의 해' 개막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두 나라는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프랑스에서 한국의 음악과 음식·미술 등을 선보이는 행사 149건,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에서 프랑스의 영화와 미술 등을 소개하는 행사 60건을 진행한다.

내년 맞이하는 한·불(韓佛)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18일 밤(현지 시각) 프랑스에서 열린‘한·불 상호 교류의 해’개막식에 즈음해 파리 에펠탑이 태극 문양의 붉은색·푸른색 조명으로 물들었다.

이날 에펠탑 맞은편 사이요궁에서 우리나라가 개막작으로 선보인 작품은 '종묘제례악'이었다. 조선 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神位)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던 곡이다. 최준호 '한·불 상호 교류의 해' 예술감독은 "해외에서 종묘제례악 전곡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면서 유네스코 지정 인류 무형유산으로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우리 측에선 황교안 국무총리, 프랑스 측에선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과 한국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문화장관이 참석했다. 펠르랭 장관은 "2013년 첫 방한 때의 환대를 잊지 못한다"며 "두 나라가 더욱 깊은 교류를 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황 총리는 19일 파리의 한 호텔에 6·25 참전 용사 10여명을 초청해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에 힘입어 한·불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정치·경제·산업·과학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