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원정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앵커 베이비(anchor baby)'라고 부르면서 원정 출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앵커 베이비란 원래 무슨 뜻이며, 어떻게 생겨난 용어일까.

1차적 의미는 미국 내에서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람이 낳은 아기를 뜻한다. 미국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해 불법 체류자가 낳은 아이는 바로 시민권을 얻는다. 그러면 아이의 양육과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부모가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기 쉬워진다.

닻(anchor)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1975년 공산화된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 피플(boat people)'에서 연유한다. 미국에 도착한 보트 피플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시민권을 얻게 되면서 가족의 정착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 '난민들의 '보트'가 미국에 닻을 내리게 됐다'며 비유적으로 표현하게 된 것이다.

이후 앵커 베이비는 의미가 점차 확대돼 지금은 원정 출산으로 시민권을 얻는 아이들까지도 지칭한다. 또 합법과 불법을 막론하고 폭넓게 이민자 가정의 자녀를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이민자에 반감을 가진 미국인 입장에서 만들어진 말이라 다분히 경멸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저명한 사전 편찬자 그랜트 배럿은 2006년 앵커 베이비를 '올해의 유행어'로 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