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에 사과했다”

25일 새벽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소식이 들리자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선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사진과 함께 급속히 퍼졌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북한의 표준시 변경에 대해 “북한이 어떤 사전 협의와 통보도 없이 표준시 변경을 발표한 것은 매우 유감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는 방송 화면을 캡쳐한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표준시 변경에 대해 유감을 나타내는 방송 화면

이는 25일 남북 합의문 중에서 ‘북측은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는 부분을 놓고, 우리 정부가 “북한이 지뢰도발에 대해 사과한 것”이라고 밝힌 것을 비꼬는 사진이다.

북한은 단순히 ‘안됐다’는 식의 유감을 밝혔을 뿐인데 우리가 이를 ‘사과’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했으니, 박 대통령이 북한의 표준시 변경을 놓고 유감을 밝힌 것도 북한에 사과를 한 것이란 취지다. 결국 “정부가 미흡한 협상 결과를 뻥튀기해서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상에선 “유감은 사과가 아니다”라고 의견도 있지만, “끝까지 직접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고집했다면 협상은 결렬되고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 “대화와 타협의 물꼬를 튼 것은 큰 성과”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5일 라디오에 나와 “협상은 상대방과 내가 나눠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뢰로 남측 병사가 부상당한 데서 자신들의 어떤 책임을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으며 북한으로선 최대한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완전한 항복에 가까운 그런 (사과)표현은 외교문서에선 조금 어려운 일”이라며 “어느정도 이해를 갖고 읽으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