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에서 파리로 향하던 고속열차에서 총기 테러범을 제압한 미국인 3명과 영국인 1명이 24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사진〉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이 이번에 받은 레지옹 도뇌르는 '슈발리에'라는 등급이었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의 종류는 무엇이 있고 언제 생긴 것일까.
레지옹 도뇌르는 첫 등급인 슈발리에(기사)에서 시작해 오피셰(장교), 코망되르(사령관), 그랑오피셰(대장군), 그랑크루아(대십자)로 격이 점점 높아진다. 처음부터 그랑오피셰나 그랑크루아 등 높은 등급을 받는 경우는 드물고, 처음에 슈발리에를 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야 오피셰를 받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등급이 올라가는 체계다. 예컨대 슈발리에→오피셰는 8년, 오피셰→코망되르 5년, 코망되르→그랑오피시에 3년 등 최소 요구 기간이 있다.
단, 외국의 정상이나 지도자급 인사에게 예우 차원에서 곧바로 그랑오피셰나 그랑크루아를 수여하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 대통령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취임 때 곧바로 그랑크루아를 받는다. 고속열차 총기 테러범을 제압한 외국인들이 받은 슈발리에는 5단계 중 가장 낮은 등급이긴 하지만, 일반 프랑스인이 이 훈장을 받을 자격을 갖추려면 최소 20년 이상의 공직이나 25년 이상의 전문 분야 활동 경력이 있어야 한다.
원래 레지옹 도뇌르는 나폴레옹 1세가 부하들의 공적에 대한 보상으로 1802년 제정해 주로 군인들에게 수여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프랑스어로 '영광의 군단'이라는 뜻인데, 제정 배경을 보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다. 수여 대상은 이후 일반 시민과 외국인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