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추석을 앞두고 중국에서 고급 월병(月餠·둥근 밀가루 과자) 선물세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반(反)부패 바람 속에서도 1688위안(약 31만원)짜리 월병이 재등장했다는 것이다. 월병은 언제부터 중국의 대표적 추석 선물이 됐을까?
월병의 등장은 약 3000년 전 은주(殷周)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월병은 추석 보름달을 맞아 제사를 지낼 때 쓰던 음식이었다. 달처럼 둥근 밀가루 빵에 팥 등을 소로 넣고 구워낸 것이 월병이다. 은주시대 저장성 일대에서 등장한 '태사병(太師餠)'이 월병의 시초라고 한다. 추석 선물이 된 것은 당나라 희종(僖宗)이 신하들에게 월병을 돌리면서부터다.
월병이 민간에 널리 퍼진 것은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 덕분이다. 한족인 주원장은 몽골족의 원나라를 뒤엎기 위한 봉기를 준비하면서 거사일을 음력 8월 15일(추석)로 정했다. 그는 원나라의 감시를 피해 거사일을 한족들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월병에 '비밀 쪽지'를 넣는 방법을 썼다. 이 계책은 대성공을 거뒀고, 초대 황제에 오른 주원장은 추석날 월병을 먹으면서 봉기를 기념하도록 했다. 이후 청나라 때부터 월병은 대표적인 추석 선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