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인식 기자] 대기록에 각각 홈런과 도루 하나씩을 남겨두고 있는 나성범(26)과 에릭 테임즈(29, 이상 NC 다이노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나성범은 지난 16일까지 타율 3할1푼6리, 19홈런 21도루를 기록했고, 테임즈는 타율 3할7푼6리, 37홈런 29도루를 올렸다. 나성범은 개인 첫 20홈런-20도루에 홈런 하나, 테임즈는 KBO리그 역대 8번째이자 1999년 제이 데이비스(한화) 이후 첫 30홈런-30도루에 도루 한 개가 부족한 상황.
나성범은 의미 있는 기록이 눈 앞에 있지만 조바심 없이 순조롭다. 나성범은 9일 마산 KIA전에서 홈런을 추가하며 19홈런-19도루가 됐는데, 이후 6경기에서 27타수 12안타로 평소보다 좋은 타격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 사이 도루는 2개를 성공시켜 21개가 됐다. 특히 최근 있었던 kt와의 2연전에서는 8타수 7안타 2타점으로 더욱 뜨거워졌다.
NC 입단 후 타자로 전향한 나성범은 퓨처스리그 포함 네 시즌째 타자로 뛰고 있는데, 비교적 이른 시기에 기량이 리그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이를 지켜보는 김경문 감독 역시 "처음에 20-20 정도는 되겠다 싶었다. 성범이가 투수만 하던 친구인데도 20-20을 빨리 하게 된 것은 감독으로서도 칭찬할 부분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테임즈는 최근 상승세가 한풀 꺾여 있다.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도루에 성공하며 30도루 고지에 단 하나만 남기게 됐지만, 이후 4경기에서는 출루도 쉽게 하지 못했다. 두산과 kt를 만나 치른 4경기에서 테임즈는 15타수 2안타 침묵했다. 떨어진 타율이 3할7푼6리라는 것은 여전히 놀랍지만, 이제 팀 성적을 위해서라도 부진 탈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테임즈가 29번째 도루를 해낸 뒤 구단에서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전준호 주루코치는 "4번타자의 유니폼이 저렇게 지저분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열심히 뛰는 테임즈를 칭찬하면서도 "테임즈는 도루보다는 타점을 올려야 하는 선수다. 부상 위험이 있으니 도루를 일부러 더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중심타자로서 몸을 아낄 필요도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 코치의 조언 때문은 아니겠지만, 테임즈는 최근 좀처럼 도루할 기회를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도루의 전제조건은 출루인데, 쉽게 1루를 밟지 못해 2루를 엿볼 기회가 줄었다. 대기록은 물론 팀을 위해서도 일시적으로 겪고 있는 타격 부진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NC는 중심타선에 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을 둘이나 가지고 있다. 박민우, 김종호 등 빠른 선수들은 물론 이들 뒤에서 타점을 쓸어 담는 이호준까지 보유한 NC 타선은 이 둘이 동시에 터질 때 파괴력이 더욱 극대화된다. 언제쯤 테임즈가 나성범과 발걸음을 맞추며 두 중심타자가 동시에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지도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