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빈도’란 하나의 낱말이 어떤 의미로 얼마나 자주 쓰이는가를 밝힌 사용 빈도수이다. 에서는 서상규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장의 저서『한국어 기본어휘 의미빈도 사전』을 토대로 낱말의 실제 쓰임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풀다’는 ‘무언가를 원래대로 되돌려 자유롭게 한다’ 등의 의미를 가진 동사로 ‘–을/를 풀다’의 형태로 쓰인다.

에 따르면 ‘풀다’는 ‘긴장을/스트레스를 풀다’(28.5%)와 같이 몸이나 마음에 맺혀 있거나 쌓여 있는 것을 없어지게 한다는 의미로 가장 자주 쓰인다. 납량특집 영화나 드라마 속 귀신의 등장에도 이승의 ‘한을 푼다’는 공통된 배경이 있다.

매이거나 묶인 것을 도로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도 ‘풀다’라고 한다. ‘벨트를 풀다’(12.4%), ‘보자기를 풀다’(11.4%)와 같은 예가 그렇다. ‘안전장치를 풀다’(3.6%)와 같이 잠겨 있는 기기를 열거나 해제하는 경우에도 ‘풀다’가 쓰인다.

다음으로 ‘풀다’에는 ‘수학 문제를/퀴즈를 풀다’(10.4%), ‘순리대로/오해를 풀다’(6.2%)와 같이 답을 알아내거나 갈등이 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가 있다. 물론 ‘코를 풀다’(6.2%)도 ‘풀다’의 주요 용법 중 하나다.

이 외에도 포털 사이트에서 ‘풀다’를 검색해보니 ‘회포를 풀다, 비밀을 풀다, 의문을 풀다, 돈을 풀다, 부동산 정책을 풀다’ 등의 다양한 표현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