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11일 달러당 위안(元)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1.86% 높인 데 이어 12일에도 1.62% 더 높였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이틀 만에 3.5%나 떨어뜨리는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나서자 원자재 시장이 급락하고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한국 증시도 이틀간 1.4% 정도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1190.8원까지 뛰어올라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은 작년 1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4월 말부터는 1조5000억위안(약 270조원) 규모의 대출 완화 정책을 시행하며 경기를 띄우려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부동산·주가 폭락으로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까지 확산되고 있어 중국 경제의 하강 국면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조선·철강·자동차·석유화학 등 우리 주력 수출 업종들은 엔화 약세(弱勢) 여파로 모두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약세까지 겹치면 위에선 일본 기업들이 누르고, 밑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치받으며 우리 수출 기업들을 압박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 수출이 증가하면 우리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런 효과가 일부 나타날 수는 있다. 그러나 반대로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세계시장에서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환율 전쟁을 촉발시키고, 외화 자금이 급속히 빠져나갈 수도 있다. 그러지 않아도 침체한 한국 경제가 일본과 중국의 양면(兩面) 공세에 위기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만 모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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