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열 공부혁명대장

공부에 재미를 못 느끼는 학생일수록 목표를 간단하게 세우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둬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좋은 문제집 한 권을 골라 일정 기간에 끝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문제집을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 요즘 학생들은 보통 유명세만 보고 문제집을 사곤 한다. 누가 좋다고 추천했거나 가장 많이 판매된 것,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맨 앞에 나오는 것 등을 고른다. 그러나 문제집 선택 기준은 공부 방향을 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즉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문제집을 골라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내가 얼마나 풀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가질 때는 과연 언제일까? 여러 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문제집을 풀고 채점했을 때 맞히는 비율이 높을 때이다. 100% 정답은 아니더라도, 문제가 잘 풀리고 많이 맞혀야 공부하는 재미를 느낀다. 문제를 푸는 족족 틀리기만 하면 그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흥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문제집을 고를 때는 '정답률 60~70%'인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너무 쉬워서 술술 풀고 다 맞히는 문제집은 풀어 봤자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너무 어려워서 손도 대지 못하거나 절반도 맞히지 못하는 문제집도 좋지 않다. 문제집을 풀었을 때 어려운 문제가 대략 30~40% 정도 된다면 잘 고른 것이다.

또한 얇고 양이 너무 많지 않은 문제집을 선택한다. 물론 실력이 출중한 학생이라면 조금 두껍고 어려운 문제집에 도전하기를 권한다. 하지만 공부가 어렵고 재미없는 학생들은 다 푼 문제집을 눈에 보이게 쌓아놓아야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너무 두꺼워서 한두 달 안에 마무리 짓지 못할 것 같다면 사지 말아야 한다. 문제집 한 권을 붙잡고 한 학기 넘게 소비하면 그 과목에서 공부하는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나아가 어떻게든 그 문제집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만 느낀다. 빨리 풀 수 있게 얇은 문제집을 고르고, 다 풀고 나서는 책장에 전시해 두자. 공부한 문제집이 많아져 책장이 가득 찰수록 마음이 뿌듯할 것이다. 푼 문제집 수만큼 자기 실력도 올랐다는 생각에 자신감마저 생긴다.

시작할 때는 쉽고 얇은 문제집을 고르되,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난도를 높여가야 한다. 패턴이나 난도가 비슷한 문제만 계속 풀면 실력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 문제의 난도를 높인다고 해서, 문제집 가짓수를 늘리는 것은 좋지 않다. 문제집을 열심히 푸는 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의 하나가 문제집을 여러 권 풀기만 할 뿐 복습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보는 문제집을 복습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른 문제집을 사지 말기 바란다. 아무리 좋은 문제집이라도 여러 번 보지 않으면 절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가 재미없는 학생이라면 자기 수준에 맞으면서 빠르게 끝낼 수 있는 문제집부터 골라 보자. 이것을 풀고 복습하면서 완전히 정복하면 공부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학습 동기부여는 먼 곳에 있지 않다. 우선 '교재 한 권 마치기'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