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잡코리아가 2012년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과장급 이하 직장인 1010명을 상대로 ‘비호감 직장 상사’를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막말

회사에서 K과장의 별명은 'K병장'이다. 군대를 제대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회사와 군대를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 후배들에게는 마치 군대의 후임병에게나 썼을 듯한 욕설과 권위적인 말투로 악명이 높다. K과장은 '잘나가는' 후배일수록 엄하게 대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너무 잘나간다고 오냐오냐 해주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 [김대리의 뒷담화] 막말 K과장 탓에 移職한 J대리… 식당서 막 대하는 K과장에 "내가 당신 부하요?"]

또 다른 K과장은 업무 파트너인 후배 여직원이 임신 후 매일 정시 퇴근하자 불만이 쌓여 갔다. 후배 여직원이 칼퇴근 하는 탓에 아무래도 자신에게 업무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후배 여직원은 업무 시간 중 더욱 최선을 다했고, K과장의 생일엔 손수 편지를 써서 그에게 미안함을 표하며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K과장의 불만은 끊이질 않았고, 업무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나 그 여직원을 핑계거리로 삼곤 했다. 어느 날, K과장은 동료들에게 후배 여직원에 대해 험담하며 "임신부가 무슨 벼슬이냐"는 폭언을 했다. 지금 K과장은 여직원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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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보기

서울 명문대를 나온 K과장은 신입 사원이 올 때마다 "학교 어디 나왔어?"를 첫 질문으로 던지고, 자기보다 '잘나가는' 지방대 출신 동료에 대해 "쟤는 운도 좋아"라는 빈정거림도 빼놓지 않는다. 또한 그는 실적이 되지 않는 허드렛일은 늘 다른 직원에게 미루고, 부서원들의 경조사엔 가지 않아도 회사에서 '줄'을 잡기 위한 술자리엔 빠지지 않는다.

[☞ [김대리의 뒷담화] 지방대 출신 깔보는 K과장… 그의 월요일 첫마디 "지난주 미생 봤어?"]

P과장은 입사 15년차 만년 과장으로서 몇 차례 진급에서 미끄러져 콤플렉스가 있다. 그래서인지 P과장은 입사 3년 만에 대리로 승진한 직속 후배 L대리를 계속 "L사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신입사원 때부터 자기가 일을 가르쳤으니 "L사원"이라는 말이 입에 붙어서일까. "회사가 진급을 시켜도 내 기대치에 못 미치면 너는 영원히 대리가 아니고 사원이야"라는 궤변 같은 농담도 늘어놓는다. 아마 입사 15년차인 자신이 이제 입사 3년차인 후배와, 과장과 대리라는 한 직급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짜증이 난 것 같기도 하다.

[☞ [김대리의 뒷담화] 만만했던 후배의 고속 승진, 직급 안 부르는 만년 과장… 그 후배가 당신을 존경할까요]

위선

K팀장은 늘 "내가 네가 재무 부서로 갈 수 있도록 인사과에 꼭 추천할게. 올해 한 번만 더 열심히 하자"며 부서원 J대리를 독려해왔다. J대리가 달성한 실적으로 K팀장 또한 상당한 혜택을 받아왔으므로, K팀장 처지에서 J대리는 다른 부서로 보내기 아까운 자원이었다. K팀장 말만 믿고, 적성에 맞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J대리는 얼마 전 인사과에서 일하는 동기한테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K팀장이 너를 재무 부서로 추천한 적이 없어. 지금 일 잘하니까 자기 밑에서 계속 키우겠다던데?" K팀장 말만 믿었던 J대리는 배신감을 느꼈다.

[☞ [김대리의 뒷담화] 가고싶은 부서 보내줄테니 1년만 더 일하자 꾀더니… K팀장, 너 정말 이러기냐]

가로채기

J과장은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한다. 윗선에서 보고서 작성 요구가 내려오면 J과장은 머릿속으로 그린 기본적 구상을 '부(副)사수'인 K에게 알려준다. K가 엑셀과 워드프로세서와 파워 포인트를 돌려가며 J과장이 설명한 보고서를 만드는 동안 J과장은 옆에 앉아 훈수만 두고 있다. 그렇게 완성된 보고서를 자신이 만든 것인 양 부장에게 제출한 J과장은 부장의 총애를 독차지한다.

[☞ [김대리의 뒷담화] 엑셀의 '엑'字도 모르는 J과장… 후배가 만든 보고서로 부장 총애 독차지]

C대리는 1년간 팀의 프로젝트와 일정들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맡았다. 수차례의 회의를 거치고 팀원들의 의견을 모아 보고서를 만들었고, 미리 3가지 버전의 보고서를 준비했지만 모두 팀장으로부터 거부당했다. 팀장은 보고서마다 빨간색 펜으로 수정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표시할 뿐, 어떻게 수정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멘트는 없었다. 그저 "좀 더 잘 만들어 봐라"는 추상적인 요구만 더해질 뿐이었다.

[☞ [김대리의 뒷담화] 원칙 없는 팀장… 직원 생산성 갉아먹고 조직 효율성 떨어뜨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5월 국내외 남녀 직장인 585명을 상대로 ‘비호감 동료’를 조사한 결과이다.

거드름

늘 자신의 스펙에 비해 지금 다니는 회사와 맡고 있는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던 L대리는 얼마 전 헤드헌팅 회사로부터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 받은 동종 업계 상위권 회사로 이직을 결심했다. L대리는 주변의 동료들에게 스스로 이 사실을 자랑하고 다녔다. 대리의 얘기를 들어주던 또래 동료들은 겉으로는 축하와 응원을 보내기도 했지만, "소문 내지 말라"면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이 사실을 떠들고 다니는 그가 얄밉기도 하다.

[☞ [김대리의 뒷담화] 이직 확정 안 됐는데 일 내팽개친 L 대리… 업계는 그가 떠난 자리를 볼 것이다]

두 얼굴

J대리는 소문난 젠틀맨으로 특히 회사 상사들에게는 너무나도 깍듯하다. 회사에서 간부와 마주치면 10m 거리에서부터 이미 인사하고 있고, 자기를 모르는 다른 부서 간부에게도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하며 눈도장을 찍는다. 어느 날, J 대리가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청소 용역 아주머니가 화장실 청소를 하러 들어왔다가 J대리의 바지에 물을 살짝 튀겼다. 당황한 아주머니는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며 아들뻘 되는 J대리에게 즉시 사과했다. 젠틀맨답게 넘길 줄 알았던 J대리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아주머니를 흘겨보며 "아이 씨…"

[☞ [김대리의 뒷담화] 윗사람 앞에서만 깍듯, 계산된 예의]

공감 부족

얼마 전 과거에 K대리가 근무했던 부서의 직원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넌 부조 안 하냐?"라는 질문에 "부조라는 게 마음이 가야 하는 거지, 억지로 하는 건 오히려 예의가 아니지 않나? 그때 같은 부서 근무할 때도 그리 친한 직원은 아니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돈이 아깝다"라는 말을 돌려 말한 것이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경조사에는 마지못해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내지만, 그마저도 경조사 장소에 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 K대리가 얼마 전 형님상을 당했다. 장례식장에선 회사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친형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고 있던 K대리에게, 사람 없고 썰렁한 장례식장은 더 처연해 보였다.

[☞ [김대리의 뒷담화] 직원 경조사 때 부조 아끼던 '얌체' K대리, 결국 그의 형님상 땐… ]

40대 중반의 차장 2명과 30대 초반의 대리 2명이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다. 서로 덕담과 격려가 이어졌다. 선배 2명이 먼저 내리자, 후배들이 갑자기 악담을 주고받는다. "저 자식들은 아직도 저렇게 사나?" "그냥 사람들 자체가 좀 게으른 것 같지 않으냐?" 등 조금 전까지 입에 미소를 가득 싣고 서로 반갑게 웃음을 주고받던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선배가 내리자마자 험담을 하며 낄낄거렸다. 이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다른 부서 상사가 있었다. 그는 자리로 돌아와 대리 2명을 검색했고, 버릇없는 직원으로 찍었다. 언젠가 같은 부서에서 마주치게 될 것이다.

[☞ [김대리의 뒷담화] 엘리베이터에서 '선배 뒷담화' 후배들… "너희들 얼굴 다 기억한다구"]

B대리는 온종일 투덜거린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과장해 필요 이상으로 불평하고, 조금만 일이 쌓여도 불만을 터뜨리고 선배에게 응석을 부린다. 조금만 힘들면 습관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하니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위로를 건네주는 동료들이 줄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에선 불만투성이인 그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 리가 없다.

[☞ [김대리의 뒷담화] 종일 투덜거리는 B대리… 남는 건 노총각 딱지뿐이야]

P대리는 혼자 오피스텔에 산다. 월급은 대부분 개인적 소비에 쓰며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산다. 미혼이라 영혼이 자유로워서인지 그는 늘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 성과도 탁월해 팀장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문제는 P대리의 근태다. 혼자 살아서인지 그는 자주 지각한다. 심지어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출근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기도 했다. 팀장이 자리를 비운 어느 날, 점심시간 가까이 되어서야 P 대리가 나타났다. 조용히 자리에 앉으려는 그를 L과장이 불러 세워 큰 소리로 야단쳤고, P대리는 직원들 앞에서 처음 망신을 당했다. "네가 실적만 좋다고 일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출근 시간 지키면서 다른 동료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내부 규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다른 동료는 바보라서 알람을 2개씩 켜고 자면서 출근 시간 지키는 게 아니다."

[☞ [김대리의 뒷담화] 툭하면 지각 '에이스' P대리… 상사는 넘어가도 동료는 용서못해]

'꼴불견 직장인' 각종 설문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