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주영(31)씨는 4년 전 한 살 연하(年下)인 남편과 결혼했다. 김씨는 “어렸을 때는 결혼은 믿음직한 ‘오빠’와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하와 사귀어 보니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에서 농담처럼 ‘연하남을 붙잡은 능력자’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예전처럼 부인이 연상인 부부를 특이하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며 “세 살 연하 남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하는 직장 동기도 있다”고 했다.

초혼(初婚) 부부들 가운데 ‘오빠 남편’은 줄고 ‘누나 아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내가 남편보다 3살 이상 많은 부부가 크게 늘었다. 아내가 남편보다 3∼5살 연상인 경우는 2000년 1579쌍에서 작년 2056쌍으로 477쌍 늘었다. 아내가 6∼9살 연상인 경우도 2000년 297쌍에서 작년 457쌍으로 늘었고, 아내가 10살 이상 연상인 경우도 2000년 47쌍에서 작년 80쌍으로 14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내가 남편보다 1∼2살 많은 결혼은 2000년(6024쌍)과 작년(6101쌍)이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혼 시장에선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속설이 있다.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혼인도 남자가 여자보다 4세 많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이 회사를 통해 결혼한 초혼 부부 중 아내가 연상인 부부의 비중은 2013년 1.1%에서 작년 1.4%, 올해 1.9%로 조금씩 늘고 있다. 재혼(再婚)의 경우에도 여성이 연상인 부부의 비율이 늘고 있고, 과거와 비교해 아내가 재혼이고 남편이 초혼인 경우도 늘고 있다.

듀오가 2013년 미혼남녀 5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결혼 시 여성이 연상일 경우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 차이는 3.2세였다. 이 조사에서 여성이 연상인 커플이나 부부가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이들은 ‘사랑에는 나이가 상관없다는 인식’(33.9%),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30.2%), ‘남녀평등 의식의 강화’(10.4%) 등이라 답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최근 경제가 어렵고 결혼 비용이 상승하면서 남성들이 좀 더 경제력이 있는 연상 여성과 결혼하는 ‘실리추구’의 태도를 취하는 측면이 있고, 이 때문에 경제력이 있는 여성에게는 동갑이나 연하의 남성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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