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의 노상 방뇨로 골치를 앓아온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액체를 튕겨내는 특수 페인트로 건물 벽을 칠하기 시작했다. 노숙인이나 취객이 건물 벽에 소변을 보면 거울에 반사되는 빛처럼 소변이 튀도록 하기 위해서다. ‘누워서 침 뱉기’처럼 옷과 신발이 흠뻑 젖게 만든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25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시가 술집 밀집 지역 등 시내 10곳에 소변 반발 기능을 갖춘 페인트를 칠했다고 전했다. 해당 벽에는 소변을 튕겨낸다는 경고문 대신 ‘참아주세요. 이 벽은 공중화장실이 아닙니다. 샌프란시스코를 아껴주시고 볼일은 적절한 장소에서 해결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영어·중국어·스페인어로 적혀 있다.

노상 방뇨 대책으로 도입된 특수 페인트는 ‘울트라 에버드라이’로 불리는 것으로, 물에 젖지 않고 물을 튕겨내는 ‘초소수성(超疏水性)’이 강한 연잎 표면에서 착안해 개발됐다. 연잎 표면의 미세 돌기를 페인트 코팅에 도입해 물이 흡수되지 않고 튕겨 나오게 한 것이다. 그동안 주로 선박이나 자동차 표면에 쓰이던 이 페인트를 올해 독일 함부르크시가 노상 방뇨 대책으로 벽에 칠했고,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시가 도입했다.

샌프란시스코시 당국은 “3년 전에 액수를 올려 노상 방뇨에 50~100달러(약 5만8000~11만 7000원)를 물리고 있지만 효과가 없어 특수 페인트를 써보기로 한 것”이라며 “벌써부터 ‘우리 동네 벽에도 칠해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기존에 설치된 10곳 이외의 거리에도 특수 페인트 작업을 진행 중이며, 효과가 검증되면 장소를 더 늘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CNBC방송은 “소변을 튕겨내는 페인트칠보다는 볼일을 해결할 공중 화장실을 더 늘려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