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왁스) 인형은 머리와 신체를 따로 나눠 제작에 들어간다. 각각 점토로 조각하는데, 얼굴 조각에는 150시간이 소요된다. 조각에 석고와 합성 고무를 붓고 발라 틀을 만든다.

머리 틀에는 밀랍을, 몸 틀에는 레진(resin·합성수지의 일종으로, 치과 심미 보철 치료에 쓴다)을 부어 굳힌다. 밀랍은 색 표현이 가능하고 형태가 오래가지만 밀도가 높아 무게가 꽤 나간다. 만약 몸까지 밀랍으로 만들면 지나치게 무거워 보존에 어려움이 생겨 대체재로 레진을 쓴다.

화가 피카소의 밀랍 모형이 상태를 점검받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 그레뱅뮤지엄에 실제 전시될 피카소의 모습.

머리에는 평균 5ℓ 분량의 밀랍이 들어간다. 마담 투소 박물관 측은 "얼굴 조각에는 밀랍 이외에 특수 소재가 첨가된다"고 밝혔다. 100% 밀랍 위에는 사람과 동일한 피부색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감이 잘 스며들게 할 첨가물이 필요하다. 특수 소재가 무엇인지는 투소만의 비결로 "공개 불가"라고 한다.

인형의 손은 실제 인물에서 직접 본뜬다. 전시된 밀랍 인형의 손을 자세히 보면 피부 모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손 모형은 알지네이트(alginate·갈조류에서 추출한 물질로 알긴산염으로 불리며, 치과에서 치아 모형을 뜰 때 사용된다)로 뜬다. 알지네이트는 크림처럼 손에 펴 바르며, 15분 안에 마른다.

완성된 밀랍 인형의 머리 무게는 4.5㎏ 안팎이다. 인간의 머리 무게와 거의 같다. 눈썹을 포함해 머리 하나를 만드는 데에 4주 걸린다. 눈은 의학 치료에 쓰이는 인공 안구를 쓴다. 치아는 전문 치의학자가 무독성 실리콘으로 틀을 떠 제작한다.

얼굴은 화장품이 아니라 유화 물감으로 '그린다'. 흉터와 눈 주위 다크서클도 전부 살린다. 실물과 같은 얼굴이 탄생하는 데 42시간 정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