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의 이준석씨가 16일 라디오에 나와 최근 공개된 국정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에 대해 “(국정원 주장대로) 해킹 프로그램이 간첩 대상이라면, 간첩이 되게 멍청해야 한다”고 했다.
국정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에서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구입한 해킹프로그램은 연구 및 대공용이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었다. 이씨는 이 같은 국정원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하버드대 컴퓨터 공학과 출신의 이씨는 이날 라디오에서 “해킹 프로그램은 컴퓨터 공학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인데, 우리나라 국정원이 자꾸 이런 것과 연계되니까, 시사 평론을 할 때도 컴퓨터 공학 지식을 알아야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이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은)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제어해서 정보를 뺄 수 있도록 하는 도구인데, 이것을 국정원이 대북 감시 및 연구용으로 썼다고 한다”며 “사실 접선했던 팀에 보냈던 이메일이나 여러 가지 기술적 상황으로 봤을 때, 이것이 간첩 잡는 걸로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고 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예를 들어 A씨가 간첩이라고 의심된다고 해서 A씨 휴대폰에 원격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바로) 심을 수 있느냐, 그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A씨의 전화번호를 안다고 해도 여러가지 단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간첩 용의자의 휴대전화나 컴퓨터등에 해킹 프로그램을 심기 위해선 스미싱 등을 통해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씨는 또 “(해킹 프로그램을) 대공용으로 쓰려고 했다면 좀더 멋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