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새로 건설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김일성 초상화를 걸지 않고, 모란봉 악단 공연 영상에도 김일성·김정일의 모습을 내보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정은〈사진〉 시대 들어 북한이 '김 부자(父子) 우상화 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모란봉 악단의 2012년, 2013년 공연에서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생전 모습을 담은 배경 화면을 내보냈지만, 지난 4월 30일 훈련일꾼대회 공연에선 김 부자에 대한 가사 내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장 배경에는 김정은의 모습만 등장했다. 과거 모란봉 악단의 공연에서 김일성 부자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빠짐없이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변화다.

북한은 평양 순안국제공항 신청사에도 구청사에 상징물처럼 걸려 있던 김일성의 대형 초상화를 걸지 않았다. 모든 건축물에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온 북한이 평양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순안공항에 이를 내걸지 않은 것은, 김정은이 집권 4년 차를 맞아 '할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책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김정은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뗀 채 등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며 "선전선동부를 장악한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이 우상화 방식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13일 최근 동해서 표류하다 우리 해경에 구조된 북한 선원 5명의 신원을 넘겨받기 위해 14일 선원들의 가족과 함께 판문점에 나오겠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우리 정부는 선원들의 의사를 존중해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선원 2명만 송환할 계획이지만, 북한은 5명 모두 송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