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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한 섬에서 맥도날드 매장의 불빛으로 공부를 하던 소년이 경찰이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필리핀 세부섬 만다우에의 다니엘 카브레라(9)는 5년 전 화재로 판잣집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려 어머니가 일하는 작은 편의점에서 생활해왔다. 아버지는 당시 화재로 사망했다. 어머니는 편의점과 매장 주인의 가정부로 근무하면서 하루에 80페소(약 2000원)를 벌었다. 결국 생활 형편이 어렵자 다니엘은 어머니와 함께 길거리에서 종종 구걸을 하기도 했다.

화재로 공부방을 잃은 다니엘이 찾은 곳은 어머니의 일터 근처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앞 길거리였다. 그곳에서 다니엘은 한밤중에 주워온 나무 책상 위에 책을 펴고 맥도날드 창문 밖으로 비치는 불빛에 의존해 숙제를 했다.

필리핀 마닐라에 거주하는 의대생인 조이스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이 소년을 발견해 사진을 찍게됐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사진은 수천 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현지 방송에도 소개됐다. 덕분에 정부 사회복지관과 지역 교회에는 다니엘을 도와달라는 기부금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 다니엘의 사연을 안타까워한 사람들이 학용품, 교복, 대학 장학금을 비롯해 기부금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다니엘의 어머니는 "아들은 항상 나에게 '엄마 저는 계속 가난하게 살고싶지 않아요. 경찰이 꼭 되고 싶어요'라고 말해 왔다"며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다니엘은 더이상 고통받지 않고 공부를 끝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