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퇴직 연령은 네팔, 인도네시아 등을 제외하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편이다. 남성의 경우 법정 퇴직 연령은 60세, 여성은 간부직일 경우 55세, 그 외 육체 노동자 등은 50세다. 왜 남녀 정년 연령에 차이가 있을까.
현재 중국 퇴직 연령의 기초가 된 건 1951년 발표된 '중화인민공화국 노동보험조례'다. 중국 공산당 집권 2년 만에 발표한 이 조례는 당시 공산권 맹주(盟主) 소련을 참고로 만들었다. 소련은 1920년대부터 25년 이상 일한 60세 이상 남성, 20년 이상 일한 55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연금 지급을 시작했다. 출산·육아 등 여성의 전통적인 성(性)역할을 고려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짧게 일하더라도 일찍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은 1951년부터 국영기업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25년 이상 근무한 60세 이상 남성과 20년 이상 근무한 50세 여성에게 재직 당시 급여의 50~70%를 연금으로 지급했다. 당시 중국 여성이 평균 6명 이상의 자녀를 두는 등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이 컸기에 여성 은퇴 연령을 더 낮췄다.
문화혁명(1966~1976년) 동안 사실상 폐지됐던 중국 연금 제도는 1978년 재개됐다. 이후 근로 기간에 따른 연금 차등 지급, 소득 대체율 인상 등 연금 제도가 수정됐지만 남녀 퇴직 연령 차는 그대로 남았다. 최근 중국에서는 오히려 여성의 이른 정년이 남녀 불평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2022년 이후 남녀 모두 정년을 65세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