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새로운 워킹화가 출시되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10년째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 워킹화 브랜드가 있다. 날아갈 듯 편안한 신발이 됐으면 하는 뜻을 담아 '나르자('날다'의 변형)'와 지구나 대지를 뜻하는 '지오(Geo)'를 합성해 만든 국내 워킹화 브랜드 '나르지오(narzio)'이다. 걷기 운동을 좋아하는 50대 평범한 주부였다가 발이 편한 신발을 만들자는 생각에 2005년 워킹화를 직접 개발한 임은옥(60) 나르지오 회장을 만나봤다.

―시중에 워킹화가 다양한데, 나르지오 워킹화는 어떤 점이 특징인가?

"나르지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맨발과 같은 편안함이다. 모든 제품은 밑창이 두 개로 나뉜 '분리형 바닥'으로 디자인된다. 둘로 나뉜 밑창은 신체 균형과 체중이 발 앞과 뒤 어느 쪽으로도 편중되지 않게 해주고 관절에 가는 무리를 줄인다. 마치 무거운 물건을 한 손이 아닌 두 손으로 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또한 분리형 바닥은 일반적으로 신발을 신은 채 뒤꿈치를 땅에서 들 때 바닥이 하나로 이어져 발꿈치가 바닥으로 잡아당겨지는 현상을 없애 맨발과 같은 가벼움을 선사한다."

―평범한 주부로 워킹화를 개발했다고 들었는데 계기가 뭐였나?

"매일 공원을 3시간씩 산책할 정도로 걷기를 유난히 좋아했다. 그런데 늘 발바닥과 관절 통증에 시달렸고, 시중에 나온 수많은 운동화와 워킹화를 바꿔 신어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전문가를 수소문하던 중 발 마사지 전문가인 김수자 전 수원여자대학교 보건학부 교수를 만나게 됐고,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을 위해 직접 신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임은옥 나르지오 회장 인터뷰

―나르지오 워킹화의 주요 소비층은?

"50대부터 60대 초·중반의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재작년 오프라인 매장 개설 이후 소비층이 조금씩 젊어지기 시작해 최근 30~40대 고객층도 늘고 있다."

―나르지오의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는 비결은?

"나르지오 신발을 한번 신어본 사람은 팬이 돼 주변에 적극 추천한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자신의 신발을 사 신고 집에 가다가 정말 편해 다시 와서 남편 신발도 사간 중년 여성도 있고, 엄마가 신어본 후 가족 모두가 나르지오 신발을 신게 되었다는 가족 이야기도 여럿 들었다. 식당 음식이 맛있으면 손님이 알아서 찾아온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신었을 때 편안하면 알아서 찾아주는 것 같다."

―나르지오 워킹화 중 본인이 가장 즐겨 신는 신발은?

"'나르지오-탑'을 가장 좋아한다. 첫 제품으로 초창기 직접 판매를 다녀서 남다른 애착이 있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도 가장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특히 나르지오 워킹화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에서 특허를 취득했으며 미국 FDA에 의료용 교정 신발로 등록돼 있다. 또한 싱가포르국립대학교의 '동적 활동 시 나르지오 워킹화의 생체역학적 분석' 및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생체신호 분석을 이용한 워킹화의 인체 영향 평가' 결과 무릎 관절 충격을 줄이고 무릎 관절염 감소에 도움을 주며 장시간 착용 시에도 피로도를 낮추고 운동 후 혈압감소 가능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르지오 워킹화는 밑창이 앞뒤로 분리되고 나비 모양의 정품 마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나르지오-런'.

―소비자에게 자신에게 맞는 워킹화 고르는 방법을 제안한다면?

"사이즈와 쿠션이 중요하다. 의외로 신발을 자신의 발 사이즈에 맞지 않게 신는 사람들이 많다. 뾰족한 신발, 둥근 신발, 납작한 신발 등 모양에 따라 사이즈 확인 방법이 다르니 신발을 신고 최소 1분 이상 걸어보아 편안한 정도를 확인한다. 가능하면 맨발로 신어보아 신발이 발을 누르거나 조이진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나르지오 워킹화의 경우 발을 앞으로 최대한 밀착한 다음 뒤꿈치에 손가락 하나가 빡빡한 듯 한 개 들어갈 정도가 적당한 사이즈다. 또한 쿠션이 부드럽고 물렁한 신발을 선호하는 분이 많은데 쿠션이 많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쿠션이 많다는 것은 발의 뼈와 근육이 움직여야 할 부분을 쿠션이 흡수해 걸음을 걸을 때 발의 운동 범위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간 딱딱한 듯하지만 체중을 실었을 경우 쿠션이 느껴지는 정도가 좋다."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한 한국 아웃도어 시장이 한풀 꺾인 듯하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을 전망해본다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좋은 제품들로 가득 차 있어서 포화상태라 할 수 있지만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생각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계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단순히 기존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거나 디자인에만 치우친 제품을 선택하기보다는 깐깐하게 제품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더욱 세분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제품의 품질을 자신할 수 있는 브랜드라면 올해도 아웃도어 시장은 꺼지지 않는 기회의 시장이 될 것이다."

―워킹화 출시 1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나르지오는 2009년 공식적으로 브랜드 론칭 1년만에 연간 100만 켤레 판매를 기록했다. 뒤이어 2011년에는 연 300만 켤레 판매, 매출 500억원을 이루게 되었다. 2013년 12월, 부산 화명동에 오프라인 매장 1호점을 오픈 하면서 8개월 만에 전국 70개점을 오픈했고, 현재는 전국에 90여 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최고 판매 가맹점에서는 한 달에 740켤레의 신발을 판매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나르지오는 다양한 제품 개발과 유통채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골프, 키즈 등 제품 라인을 확장해 보다 많은 고객들이 나르지오의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중국, 일본 등의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회사의 목표는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슬로건은 'Two are better'다. 나르지오 신발 밑창에 비유하자면 '밑창이 둘로 나뉘어 더 좋다'라는 뜻이다. 큰 의미로는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낫고, 더불어 사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나 홀로 살아가는 세상보다는 다 함께 걷고, 다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임 회장이 생각하는 '좋은 신발'이란.

"아무리 디자인이 예쁘더라도 불과 15분을 걸었는데 발바닥이 아프고 다리가 저리다면 좋은 신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시간을 걸어도 1분을 걸은 것과 같은 편안함과 가벼움을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워킹화다. 여기에 디자인까지 아름답다면 금상첨화다. 자꾸 걷고 싶은 편안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워킹화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 워킹화는 걷는 순간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바꾸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