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개최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한 연사들 중 가장 긴 이름의 소유자는 카타르 현 국왕의 어머니이자 카타르재단 이사장인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 빈 압둘라 알미스네드(56)였다. 긴 이름에 어떤 뜻이 숨어 있는 걸까. 줄여 부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셰이카는 아랍 지역에서 부족 등 공동체의 여성 지도자를 높여 부르는 표현이다. 남성 지도자의 경우는 셰이크라고 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토후국인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무함마드'가 대표적인 예다.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이슬람교의 명망 높은 성직자 앞에도 쓰인다.
모자는 본인 이름이다. 그 뒤의 빈트는 아랍어로 딸이란 뜻이고, 나세르는 아버지의 이름이다. 따라서 '모자 빈트 나세르'는 '나세르의 딸 모자'라는 의미다.
그 뒤의 빈은 아랍어로 아들이란 뜻이고, 압둘라는 나세르의 아버지이자 모자의 할아버지 이름이다. 마지막 알미스네드는 가문의 이름인 성(姓)이다. 정리하면 카타르 국왕 어머니의 이름은 '알미스네드 가문의, 압둘라의 아들인 나세르의 딸, 모자'라는 뜻이 된다. 아랍인의 본명을 알면 성과 함께 그 사람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름까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줄여서 부를 때는 '셰이카 모자 빈트 나세르'라고 한다. '셰이카 모자'라고 더 간소화할 수도 있다.
아랍 왕족은 성 대신 이름으로만 불리는 경우가 많다. 성만으로는 다른 형제·자매와 자신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초대 국왕인 압둘아지즈 빈 압둘 라흐멘 빈 파이살 알사우드는 공식적으로만 왕비 22명을 두고 100명에 달하는 왕자와 공주를 낳았다. 성만 쓸 경우 100명 모두 알사우드 왕자나 알사우드 공주가 돼 버리는 것이다. 왕족이 아닌 아랍인이나 공화국의 대통령들은 서양처럼 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를, 성을 따 엘시시 대통령이라 부르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