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AKARAKA)' 입장권이 정가의 스무배가 넘는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쯤 국내 최정상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가 이 축제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엑소팬들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입장권 사들이기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일부 재학생들은 실제로 입장권을 고가에 팔고 있다. 아라카라 입장권 인기가 치솟자 한 연세대생은 "이러다가 막상 축제가 열리면 재학생들이 외부 엑소팬들에게 깔려 죽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연세대학교 아카라카 입장권을 판매·구매하겠다는 글이 350건 가량(오후 6시 현재) 올라 있다. 연세대학교 응원단이 판매하는 아카라카 입장권의 정가는 1만1000원이지만, 엑소 출연 사실이 전해지면서 약 세 시간 만에 가격이 최고 20만원까지 치솟았고, 심지어는 ‘가격 상관 안 한다’는 글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날 중고사이트를 통해 아카라카 입장권을 20만원에 판매한 이 학교 대학원생 김모(27)씨는 “애초 축제를 보러 갈 생각이었지만, 표 값이 많이 오른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며 “엑소 팬클럽이 다수 올 텐데 외부인이 이렇게 많이 오면 축제 분위기도 살지 않을 거 같아 차라리 표를 판 돈으로 강남 클럽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에 바쁜 예비졸업생들은 '이참에 돈도 벌고 맘 잡고 공부나 하자'며 표를 되팔고 있다. 4학년 이모(26)씨는 “취업 준비로 바빠 (축제에) 갈까 말까 망설였는데 입장권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팔기로 결심했다”며 “1만1000원에 산 표를 15만원에 팔아 살림살이에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표를 사실 분은 웬만하면 (연세대를 상징하는) 파란색 티셔츠를 입어달라”는 색다른 요구를 올리기도 했다. 학교 축제인 만큼 외부인 티를 가능하면 내지 말아 달라는 요구다.
대학축제 입장권을 외부인에게 파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엑소팬들이 대거 참가하면 아무래도 대학 축제의 분위기와 취지가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 학교 재학생 이모(24)씨는 “학생 단합을 위해 만든 축제에 왜 아이돌을 섭외해 정작 축제의 주인공인 재학생을 소외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 축제 입장권을 비싼 값에 되파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사실상 ‘암표장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재학생 이모(20)씨는 “아이돌이나 톱스타를 섭외해 온 전례를 보면 입장권이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릴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느냐”며 “애초에 축제에 가려고 생각하지 않았던 학생들도 비싼 값에 되팔려고 티켓을 사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